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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수어통역 등 늘렸지만…‘그림 투표용지’ 도입 등 과제 여전
사전투표소 93% 1층이나 승강기 있는 곳에 배치점자투표 방식도 개선…투표율 높아질지 주목전 사회적 장애인 인식 개선 선행 등 노력 필요시청각장애인 박관찬씨(33)는 2016년 총선에서 투표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 그는 장애인들이 ‘한 표’를 행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투표 장소를 알기 힘들고, 안다 해도 이동이 쉽지 않다. 박씨는 9일 “투표장에는 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이 없어 신분증 확인 요구조차 알아들을 수 없었다”며 “어렵게 접수는 했지만 투표 방법에 대한 설명도 알아듣기 힘들었다”고 말했다.이는 박씨뿐 아니라 대다수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문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15 총선에서 장애인들의 투표 접근성 문제 해결에 나선 이유다. 선관위는 지난해부터 투표소 예정 장소를 전수조사했고, 장애인 등 이동 약자를 위한 투표소를 추가 확보했다. 수어 통역을 위해 영상통화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서 장애인 투표율이 ... -
③트랜스젠더·25세 최연소 등…‘차별의 벽’에 온몸으로 돌진
녹색당 비례대표 김기홍“생명을 위한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법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4·15 총선에는 25세 청년부터 에코 페미니스트까지 다양한 소수정당의 후보들이 뛰고 있다. 이들은 거대 양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소수자 인권, 그린뉴딜, 기본소득, 노동 등의 이슈를 앞세우고 있다. 비례 후보는 마이크를 잡을 수 없다거나 소수정당은 TV토론에 나갈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의 굴레도 뛰어넘는다. 이들은 ‘평균 나이 54.9세, 남성, 평균 재산 15억2148만원’으로 대표되는 21대 총선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까.녹색당 비례대표 6번 김기홍 후보(37)는 지난 5일 서울 신촌에서 거리 유세를 했다. 총선 후보지만 마이크는 없다. ‘비례 후보는 마이크를 잡을 수 없다’는 선거법 때문이다. ‘생목’으로 그린뉴딜과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연설했다. 음악교사였던 김 후보는 “전공이 음악이라 발성을 좀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녹색당은 ‘비례 후보는 마이크를... -
②‘공천 벽’ 뚫었지만 , 거리에선 “아이고, 여자가”…또 편견의 벽
4·15 총선에서 경북 경주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다은 후보(34)는 지역 유권자들의 편견에 맞닥뜨리곤 한다. 거리에서 인사하면 “아이고, 여자가…”라고 못마땅해하는 어르신을 자주 만난다. “집에서 아(애)나 키우지”라는 말도 들었다. 정 후보는 “아버님, 경주는 여왕도 나온 곳”이라거나 “요즘 여자들이 똑똑한 거 아시잖아요”라고 재치 있게 맞받아친다.공천받더라도 ‘험지’ 배정 학연·지연의 남성 조직문화 선거운동에서도 제약 많아 유럽은 여성 할당 30% 의무남성 공천 상한제 등 논의해야4·15 총선 지역구 후보자 5명 중 1명은 여성(19.1%)이다. 전체 253개 지역구 중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여성 후보는 각각 12.6%(32명), 11.0%(26명)에 불과하다. 지난 총선에 견주면 양적으론 늘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나 성평등 시대를 감안하면 부족한 현실이다. 여성 후보들은 당내 ‘공천’이라는 벽을 통과해도 본선에서는 사회... -
첫 도전에 ‘험지’ 나서고…다선·남성 상대 ‘이중고’
4·15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여성 후보들은 대부분 남성 후보들과 대결해야 한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의 여성 후보는 총 58명이다. 이들 중 절반 정도인 25명은 현역 의원이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상당수가 정치 신인이거나 ‘험지’ 출마자가 많은 편이다. ‘여성 대 여성’ 경쟁이 펼쳐지는 지역구도 7곳에 달한다.남성 기득권이 강한 정치판에서 공천의 ‘바늘구멍’을 통과해 올라왔지만 본선 승리가 쉽지 않고, 여성 후보끼리 맞붙는 경우 한쪽은 ‘버려지는 카드’가 될 수밖에 없는 구도다.남영희, 인천 안상수에 맞서양향자, 천정배와 ‘리턴매치’이재정·추혜선, 심재철 협공서초을 박경미·경주 정다은여당 ‘한 번도 못 이긴 곳’에 7곳에선 ‘여성 대 여성’ 대결덕양갑·동작을 등 시선 집중경향신문이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후보들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은 32명, 통합당은 26명의 여성 후보가 등판했다. 현역 의원을 ... -
①‘돈의 벽’에 부딪힌 정치 신인들
4·15 총선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는 정의당 오현주 후보(41)는 1일 원동기 면허시험을 치른다. 전동 킥보드를 타고 선거 유세를 벌일 계획이라 면허부터 따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필기시험에는 합격했지만 기능시험에서 떨어졌다. 재수 합격을 위해 오 후보는 오토바이 ‘특별 과외’까지 받았다. 선거운동에 1분 1초가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 부족한 살림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선택한 킥보드 유세전을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용 아끼려 ‘킥보드 유세’ 준비 자기 손으로 공보물·현수막까지 가진 연락처도 없어 홍보 힘들어“각 정당, 신인 위해 적극 노력을”정치 신인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현실의 벽은 돈이다. 미래통합당에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출마하는 천하람 후보(34)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사무소와 현수막 크기부터 최대한 줄였다. 천 후보는 31일 “상대 후보 사무소는 예식장처럼 번쩍번쩍한데, 우리 형편에는 어렵다”... -
유세차만 1500만원…“명함 배부도 제한, 1만장 그대로 남아”
4·15 총선에서 전국 253개 지역구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는 모두 1117명이다. 그중 20~30대는 불과 71명. 여야 가릴 것 없이 청년을 말했고, 인적쇄신 공천을 강조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고 벽을 통과해도 가시밭길이다. 돈 선거, 규제투성이 선거법의 이중고에 신인과 청년들은 “내가 왜 출마했을까”라는 회의에 부딪힌다. ■ 돈, 돈, 돈…속 앓는 정치신인들ㄱ후보에겐 이번이 첫 총선이다. 쌓이는 비용 명세서를 보면 숨이 턱 막힌다. 돈 들어갈 곳이 너무 많다. 90여㎡(30평) 사무소 임차료만 한 달 300만원이다. 최근 새로 이사하면서 두 달치 600만원을 한꺼번에 냈다. 관리비 77만원과 보증금 500만원은 별도 비용이다. 8쪽짜리 예비후보 공보물도 돈이다. 1만500부 발송에 800만원이 넘었다. 제작비는 최대한 아꼈지만, 우편요금은 할인조차 안된다. 사무소 외벽 현수막 제작에 250만원이 들었다. 제작비 말고 설치인력과 크레인을 부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