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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없이도 ‘북한 억제’ 가능…자주국방 ‘최대치’ 만드는 게 먼저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 높아지며 다시 힘 받는 ‘핵무장론’…핵만이 핵 사용 억제한다는 ‘공포의 균형’ 논리, 이미 남북에 성립윤 대통령,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서 핵무기 포기 대가로 미국 전략자산 전개 얻어냈지만 ‘우리 것’ 아냐진정 핵무장 원한다면, 핵추진잠수함 도입·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준비 등 ‘한발 더’ 다가가는 노력을일주일 전인 7월16일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핵무기 실험이었던 이른바 ‘트리티니 실험’이 시행된 날이었다. 작년에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에서도 이 실험이 아주 중요한 장면으로 나온다. 트리니티 실험에서 터뜨린 폭탄은 플루토늄239로 만들었다. 핵발전소의 핵연료에 포함된 우라늄238이 중성자를 받아들여 핵변환을 일으키면 플루토늄239가 생성된다. 이런 이유로 핵발전소를 보유한 나라는 잠정적인 핵무기 보유국가로 불리기도 한다. 24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한국도 당연히 포함된다. 플루토늄은 5㎏ 내외의 양만... -
20% 확률에 거는 기대와 가치…에너지전환 없인 ‘독 든 성배’
동해 시추에 최대 1조원 필요…‘실패조차 감수할 만한 가치’ 로켓·탐사선 발사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아‘과감한 도전’ 앞서 정부·석유공사·액트지오 ‘의혹’ 해소 과제…신재생에너지 중심 구조 재편 시급극한의 한반도 환경 극복 K-자주포·전차처럼…‘자원 부족 국가’ 한계 뛰어넘는 노력 계속돼야2년을 훌쩍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기는 드론이다. 수십만원짜리 드론 하나가 100억원이 훌쩍 넘는 전차를 때려잡으니까 ‘전차무용론’이 나올 법도 하다.지난 2차 대전 때 구소련은 지금의 드론만큼이나 아주 신박한 대전차 무기를 개발했었다. 바로 ‘대전차견’이었다. 대전차견은 자살용 폭탄을 짊어진 개다. 소련은 나치의 전차부대를 막기 위해 수만마리의 대전차견을 훈련시켰다.결과는 어땠을까. 완벽한 실패였다. 이유 중 하나는 이랬다. 대전차견들은 소련의 전차를 상대로 훈련을 하면서 소련의 전차가 연료로 쓰던 경유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 -
과학을 죽이는 건…외계인 침공이 아닌 권력자의 무지와 독단
드라마 ‘삼체’ 속 외계인들, 지구 정복하려 과학체계 인위적 교란 호킹 등 많은 학자들은 풀기 어려운 문제 만나면 되레 흥미 느껴 기존 이론과 다른 실험결과는 과학 발전의 새로운 길을 열기도 히틀러가 유대인 탄압하자 뛰어난 과학자들 대거 미국행 선택 윤 정부의 졸속 R & D 예산 정책, 국가경쟁력 해치고 불신 자초중국의 작가 류츠신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가 지난 3월 공개된 이후 계속 화제였다. <삼체>는 물리학에서 유명한 삼체문제(three-body problem)를 모티브로 한 SF 드라마이다. 삼체문제란 질량을 가진 세 개의 물체가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서로 힘을 주고받을 때 이들 세 물체의 운동을 기술하는 문제로서, 일반적으로는 정확한 풀이를 구할 수 없다. 반면 두 물체만 있는 경우에는 완벽한 풀이를 구할 수 있다. 드라마... -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나?…‘대칭’을 깨트려 ‘질량’을 얻다
만물의 ‘근원’ 탐구하는 역사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이어져 19세기 과학자들 답은 ‘원자’ 양성자·쿼크 등 17종 입자 등장‘게이지 대칭성’으로 질량 부재 물질 구성 기본 원리 설명 안 돼 1964년 논문서 예견 ‘힉스 입자’2012년 발견돼 ‘표준모형’ 완성 20세기 인류가 내놓은 모범답안‘암흑물질’ 과학계 질문은 계속“이 세상은 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 이 행성에 출현한 이후 가졌을 법한 가장 궁금한 질문의 순위를 매긴다면 이 질문이 적어도 상위 3위 안에는 들지 않았을까 싶다. 내 말이 빈말이 아님은 철학의 아버지라 불렸던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가 보증한다.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는 명제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이라는 답이 아니라 ‘만물의 근원’이라는 질문이다. 신화와 주술이 횡행하던 시절에 탈레스는 자연의 궁극적인 근원을 따져 물었다. 탈레스... -
민족정기 끊으려 쇠말뚝 박았다? 일제 주목적은 ‘과학적 수탈’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는 탈레스와 ‘질병은 악령의 장난’이라 생각한 히포크라테스…다르지만 닮은 명리학과 뉴턴역학 영화 <파묘>가 불러일으킨 ‘반일 논쟁’에 풍수 전문가들도 “쇠말뚝만으로 한 나라 기운 바꾸지 못해” 주장우리를 더욱 아프게 하는 건 ‘제3자 변제’·‘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같은 동족이 박은 쇠말뚝이다묫자리를 둘러싼 기묘한 사건을 다룬 영화 <파묘>가 올해 첫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로 기록되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오컬트 영화가 한국에서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파묘>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연일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무서운 기세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파묘>가 처음 개봉했을 때는 소위 ‘좌파영화’니 ‘반일영화’니 하는 논란도 있었고, 사실도 아닌 일본 쇠말뚝 이야기를 영화에 끌어들였다는 비난도 있었다. 일본의 잘못을 지적하는... -
부당함에 스스로 ‘입틀막’한 지식인들이 완성한 ‘멋들어진 구조’
수학자 망델브로, ‘프랙털’ 창안 해안선·하천 지류·나뭇가지 등 비슷한 모양 반복되는 자연에 대상 척도 상관없이 ‘일정한 값’ 인간 사회서도 비슷한 모습 관찰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경질 과정 절차 무시하는 정부 행태와 닮아 카이스트 졸업식 ‘입틀막’ 사태서 또 다른 ‘부조리의 프랙털’ 목격 선수 조리돌림 방관한 축구협회 학생 구하지 않는 학교 ‘닮은꼴’ 입장 표명 등 외면, 침묵 속 동조‘이 구조’ 완성한 마지막 퍼즐인 셈한반도 해안선의 총길이는 얼마나 될까?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기상학자였던 루이스 리처드슨은 전쟁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던 와중에 인접한 두 나라의 공통 국경의 길이와 그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확률 사이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리처드슨이 확인해 보니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우 국경선 길이가 두 나라의 발표마다 달랐다. 리처드슨은 이 차이가 단지 국가별 측정 방식의 차이나 오차 때... -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를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모나리자 초상화·임윤찬 연주존재 그 자체로 높은 예술 가치수익 창출 수단으로 봐선 안 돼물리학 등 기초과학도 마찬가지상대성이론·확산모형·양자론인공지능 같은 기술 개발 토대윤 대통령의 ‘카르텔’ 발언 후현 정부 R&D 예산 대폭 삭감우주탐사계획 기회도 물 건너가국가발전전략 스스로 포기했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대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다행히 8강 호주전에서 이겨 준결승까지 진출하긴 했으나 지금까지의 경기내용이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다.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도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의 초호화 멤버로 이렇게밖에 경기를 할 수 없는 건가라는 의문이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래전부터 지도자로서의 능력에, 특히 전술부재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었다.축구는 겨우 11명이 뛰는 경기임에도 지도자의 역할이 이렇게나... -
‘수포자’ 많아 수능서 심화수학 뺀다니…한국 과학 미래 포기하나
상위권 변별력 유지한 채 “학습부담 축소” 모순 명문대 이공계·의과 신입생들 학력미달 현상 심화 미적분은 인간이 자연 이해하는 ‘기본적인 언어’ AI시대 외치며 고등교육서 수학 축소가 타당한가1990년에 대학에 입학한 나는 학력고사 세대이다. 이과계열은 수학Ⅱ와 두 가지 과학과목을 배워야 했다. 물리학과에 진학하려고 했던 나는 당연하게도 물리를 선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과학 ‘선택’ 과목은 내가 ‘선택’할 수 없었다. 학교에서 미리 물리·지구과학 반과 화학·생물 반을 정해 놓고 임의추첨 형식으로 고3 이과반 학생들을 둘로 나누었다. 일부 학생들이 물리·화학을 선택하고 싶으니 별도의 반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등반이 만들어져서 고3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였다. 불행하게도 나는 화학·생물 반에 배정되었다. 원하지 않는 과목을 힘들여 공부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천만다행으... -
나, 갈릴레이를 만든 건 ‘후원’…한국은 노벨상이 개천에서 나온다 여기는가
“전하의 내면에는 절로 고귀한 이 모든 품성이 깃들어 있습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모든 선의 원천인 창조주를 본받아 더없이 자애로운 주피터의 별(목성)에서 이 모든 품성이 유래했음을 모르는 자 누가 있겠습니까? 전하가 탄생하셨을 때, 지평선의 어두운 안개를 뚫고 중천으로 솟아올라 왕실의 동편을 비춘 별이 바로 목성이었습니다.” 다소 낯 뜨거운 이 헌사를 쓴 사람은 근대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이다(<갈릴레오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 - 시데레우스 눈치우스>에서 옮김). 여기서 ‘전하’는 토스카나 지역의 실력자인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 2세였다. 이 헌사가 실린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는 1610년 3월에 출판된 책으로,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달과 은하수 등을 관찰한 결과를 싣고 있다. 특히 목성의 위성 중 4개를 처음으로 관측해 여기에 ‘메디치의 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갈릴레이가 이렇게 메디치 가문에 공을 들인 이유는 메디치 가문... -
70년 전과 똑같은 ‘빨간 칠’ 광풍…영웅은 이렇게 두 번 죽는다
오펜하이머 ‘좌익 전력’ 공격했던 미 정부는 지난해 ‘부당’ 인정한물갔던 매카시즘, 홍범도 장군 마녀사냥으로 화려하게 부활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화제작 <오펜하이머>를 나는 개봉 첫날에 봤다. 얼마 전 광복절 저녁, 동네 조그만 영화관에서였다. 화면으로 구현된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마주하는 감회는 새로웠다. 전쟁이 끝난 뒤 오펜하이머는 1945년 11월 로스앨러모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가 이 일을 한 이유는 과학자의 기질적 요구 때문이었습니다. 과학자라면 이런 일을 중단할 수 없습니다. 과학자라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찾아내는 것이 좋은 일임을 믿을 것입니다”(제레미 번스타인, <베일 속의 사나이 오펜하이머>)라고 말했다. 나 같은 물리학자들이 오펜하이머를 향해 뭐라 딱 집어 말할 수 없는, 묘하고도 애틋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그 ‘과학자의 기질적 요구’가 무엇인지 이심전심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학문적으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