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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정기 끊으려 쇠말뚝 박았다? 일제 주목적은 ‘과학적 수탈’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는 탈레스와 ‘질병은 악령의 장난’이라 생각한 히포크라테스…다르지만 닮은 명리학과 뉴턴역학 영화 <파묘>가 불러일으킨 ‘반일 논쟁’에 풍수 전문가들도 “쇠말뚝만으로 한 나라 기운 바꾸지 못해” 주장우리를 더욱 아프게 하는 건 ‘제3자 변제’·‘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같은 동족이 박은 쇠말뚝이다묫자리를 둘러싼 기묘한 사건을 다룬 영화 <파묘>가 올해 첫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로 기록되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오컬트 영화가 한국에서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파묘>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연일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무서운 기세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파묘>가 처음 개봉했을 때는 소위 ‘좌파영화’니 ‘반일영화’니 하는 논란도 있었고, 사실도 아닌 일본 쇠말뚝 이야기를 영화에 끌어들였다는 비난도 있었다. 일본의 잘못을 지적하는... -
부당함에 스스로 ‘입틀막’한 지식인들이 완성한 ‘멋들어진 구조’
수학자 망델브로, ‘프랙털’ 창안 해안선·하천 지류·나뭇가지 등 비슷한 모양 반복되는 자연에 대상 척도 상관없이 ‘일정한 값’ 인간 사회서도 비슷한 모습 관찰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경질 과정 절차 무시하는 정부 행태와 닮아 카이스트 졸업식 ‘입틀막’ 사태서 또 다른 ‘부조리의 프랙털’ 목격 선수 조리돌림 방관한 축구협회 학생 구하지 않는 학교 ‘닮은꼴’ 입장 표명 등 외면, 침묵 속 동조‘이 구조’ 완성한 마지막 퍼즐인 셈한반도 해안선의 총길이는 얼마나 될까?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기상학자였던 루이스 리처드슨은 전쟁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던 와중에 인접한 두 나라의 공통 국경의 길이와 그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확률 사이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리처드슨이 확인해 보니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우 국경선 길이가 두 나라의 발표마다 달랐다. 리처드슨은 이 차이가 단지 국가별 측정 방식의 차이나 오차 때... -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를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모나리자 초상화·임윤찬 연주존재 그 자체로 높은 예술 가치수익 창출 수단으로 봐선 안 돼물리학 등 기초과학도 마찬가지상대성이론·확산모형·양자론인공지능 같은 기술 개발 토대윤 대통령의 ‘카르텔’ 발언 후현 정부 R&D 예산 대폭 삭감우주탐사계획 기회도 물 건너가국가발전전략 스스로 포기했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대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다행히 8강 호주전에서 이겨 준결승까지 진출하긴 했으나 지금까지의 경기내용이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다.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도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의 초호화 멤버로 이렇게밖에 경기를 할 수 없는 건가라는 의문이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래전부터 지도자로서의 능력에, 특히 전술부재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었다.축구는 겨우 11명이 뛰는 경기임에도 지도자의 역할이 이렇게나... -
‘수포자’ 많아 수능서 심화수학 뺀다니…한국 과학 미래 포기하나
상위권 변별력 유지한 채 “학습부담 축소” 모순 명문대 이공계·의과 신입생들 학력미달 현상 심화 미적분은 인간이 자연 이해하는 ‘기본적인 언어’ AI시대 외치며 고등교육서 수학 축소가 타당한가1990년에 대학에 입학한 나는 학력고사 세대이다. 이과계열은 수학Ⅱ와 두 가지 과학과목을 배워야 했다. 물리학과에 진학하려고 했던 나는 당연하게도 물리를 선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과학 ‘선택’ 과목은 내가 ‘선택’할 수 없었다. 학교에서 미리 물리·지구과학 반과 화학·생물 반을 정해 놓고 임의추첨 형식으로 고3 이과반 학생들을 둘로 나누었다. 일부 학생들이 물리·화학을 선택하고 싶으니 별도의 반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등반이 만들어져서 고3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였다. 불행하게도 나는 화학·생물 반에 배정되었다. 원하지 않는 과목을 힘들여 공부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천만다행으... -
나, 갈릴레이를 만든 건 ‘후원’…한국은 노벨상이 개천에서 나온다 여기는가
“전하의 내면에는 절로 고귀한 이 모든 품성이 깃들어 있습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모든 선의 원천인 창조주를 본받아 더없이 자애로운 주피터의 별(목성)에서 이 모든 품성이 유래했음을 모르는 자 누가 있겠습니까? 전하가 탄생하셨을 때, 지평선의 어두운 안개를 뚫고 중천으로 솟아올라 왕실의 동편을 비춘 별이 바로 목성이었습니다.” 다소 낯 뜨거운 이 헌사를 쓴 사람은 근대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이다(<갈릴레오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 - 시데레우스 눈치우스>에서 옮김). 여기서 ‘전하’는 토스카나 지역의 실력자인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 2세였다. 이 헌사가 실린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는 1610년 3월에 출판된 책으로,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달과 은하수 등을 관찰한 결과를 싣고 있다. 특히 목성의 위성 중 4개를 처음으로 관측해 여기에 ‘메디치의 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갈릴레이가 이렇게 메디치 가문에 공을 들인 이유는 메디치 가문... -
70년 전과 똑같은 ‘빨간 칠’ 광풍…영웅은 이렇게 두 번 죽는다
오펜하이머 ‘좌익 전력’ 공격했던 미 정부는 지난해 ‘부당’ 인정한물갔던 매카시즘, 홍범도 장군 마녀사냥으로 화려하게 부활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화제작 <오펜하이머>를 나는 개봉 첫날에 봤다. 얼마 전 광복절 저녁, 동네 조그만 영화관에서였다. 화면으로 구현된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마주하는 감회는 새로웠다. 전쟁이 끝난 뒤 오펜하이머는 1945년 11월 로스앨러모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가 이 일을 한 이유는 과학자의 기질적 요구 때문이었습니다. 과학자라면 이런 일을 중단할 수 없습니다. 과학자라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찾아내는 것이 좋은 일임을 믿을 것입니다”(제레미 번스타인, <베일 속의 사나이 오펜하이머>)라고 말했다. 나 같은 물리학자들이 오펜하이머를 향해 뭐라 딱 집어 말할 수 없는, 묘하고도 애틋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그 ‘과학자의 기질적 요구’가 무엇인지 이심전심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학문적으로야... -
‘꿈의 물질’에 들뜬 마음…잠시 내려두자,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1911년 네덜란드의 카메를링 오네스가 ‘전기저항 0’인 물체 첫 발견…지금까지는 극저온에서만 현상 유지한국 연구진의 상온 초전도 물질 ‘LK-99’ 발견 소식에 떠들썩…전 세계서 증명 나섰지만 아직은 ‘부정적’ 평가가 대다수유튜브 등에선 거짓 정보 유포도…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 기대와 반대되는 결과라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초전도체(superconductor)란 전기저항이 0인 물체를 말한다. 전기저항이 0이면 말 그대로 전류가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흐른다. 그 결과 전력손실도 없다. 이런 물질로 전자석을 만들면 강력한 자기장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소자로 양자컴퓨터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기특한 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1911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네덜란드의 카메를링 오네스다. 안타깝게도 초전도성은 극히 낮은 온도에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오네스는 극저온에서 금속의 전기저항을 연구하던 도중 헬륨의 액화온도인 4.2K(... -
피할 수 없는 일?…진짜 ‘검증’ 피하면 진짜 ‘큰일’이 기다린다
일본 외무성이 IAEA에 거액의 뇌물을 주고 ‘입맛에 맞는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의혹과 별개로도쿄전력의 주장이 옳다는 전제하에 내린 ‘문제없다’는 결론…한국 정부가 그대로 따라 하는 게 더 놀랍다가습기살균제와 황우석 사태가 준 교훈처럼…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 검증’이 꼭 필요한 건 상식이 일은 결코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다…안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해양 방류는 멈춰야 한다과학기술은 현대사회에 너무나 깊숙하고도 폭넓게 얽혀 있기 때문에 한 번의 잘못된 결정이 불특정 다수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한국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으로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있다. 가습기 물에 직접 첨가물을 넣어 가습기의 균을 없앤다는 이 제품의 성분은 한마디로 농약이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2020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집계한 피해신고가 6817명, 사망자만 무려 1553명이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이용자는 1000만명, 피해경험자만 67만명... -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주장이 ‘과학적이지 못한’ 이유들
30여년 전 대학에 입학해 지금까지 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해왔지만 과학이란 대체 무엇인지, 과학의 본질은 무엇인지, 과학적이란 것은 대체 어떤 것인지 누가 묻는다면 한마디로 답을 내놓기가 어렵다.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단상들부터 모아보자면, 과학은 자연현상 속에서 보편적인 특성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보편성은 과학의 시작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과 철학의 구분이 없던 시절,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arche)은 물이라는 명제로 신화와는 구분되는 자연철학의 시대를 열었다. 만물의 근원을 따져 물었다는 것은 만물의 보편적인 속성을 추구했다는 뜻이다. 후대의 자연철학자들은 탈레스와는 다른 답을 내놓았으나 탈레스의 기획만큼은 충실하게 따랐다. 내가 연구하는 입자물리학은 자연의 가장 최소단위에서 탈레스의 질문에 대한 답을 추구하는 분야이다. 근대과학을 확립한 뉴턴은 ‘보편중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예나 지금이나 과학자들은 궁극적으로 자연의 보편적인 법칙을 ... -
핵은 나쁘지만…한국에 덜 나쁜 핵이 있다면 ‘전략핵잠수함 보유’
미국에 ‘핵’을 안겨준 오펜하이머2차 대전이 끝난 후 했다는 말“내 손에 피가 묻은 것 같습니다”조선인이라면 그렇게 말했을까미국의 핵무기 개발 계획이었던 맨해튼 프로젝트의 성공은 물리학자가 어떻게 전쟁을 끝내고 인류 역사를 바꿀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극적인 사례였다. 프로젝트의 과학 분야 책임자였던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카이 버드와 마틴 셔윈이 써서 2006년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던 오펜하이머 전기의 제목은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였다. 미국에 새로운 ‘불’을 가져다줬으니 오펜하이머의 업적에 가장 어울리는 작명이지 싶다. 이 책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영화 <오펜하이머>의 원작이기도 하다.물리학자들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긴 했으나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량살상무기라는 괴물을 세상 밖으로 꺼낸 데 대한 찝찝함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전쟁이 끝난 뒤 오펜하이머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