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과 답답함이 최고기온만큼이나 매일 기록을 경신 중이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면서도 에어컨 없이는 못 살겠고, 서울에 와 집값을 보면 아득해진다는 지방 청년의 하소연에 한마디도 대꾸하지 못한다. 노력하면 된다는 능력주의의 주문은 강력하지만, 출발선부터 기울어진 경쟁에서 승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기대도 접은 지 오래고, 다른 전망도 안 보인다. 자책과 원한, 혐오와 냉소, 무엇도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 어쩌면 이것이 우리 시대를 떠도는 가장 흔한 정동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최근에 본 <남태령>과 <가능주의자> 두 편의 다큐멘터리가 숨통을 조금 틔워주었다.<남태령>은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2024년 12월21일 정오부터 다음날 오후까지,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올라오다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에 막힌 농민들과 그 소식을 듣고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고개로 모여든 청년들의 28시간을 기록한 영화다. 내가 인상적이었던 ...
2026.08.06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