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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속으로]“독도 영유권 뒷받침할 자료 확보해야”
    [사람 속으로]“독도 영유권 뒷받침할 자료 확보해야”

    0과 1이 지배하는 디지털 시대다. 디지털의 특징 중 하나는 영상이든 텍스트든 순식간에 원본을 그대로 복사할 수 있다는 것과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 세상의 시간은 무척 빠르다. 생산성과 경쟁력이 미덕이다. 전 사회가 여기에 매달리며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허전하다. 우리가 뭔가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시대가 아날로그 세상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변하든, 20세기에서 21세기로 변하든 우리 사회에서 챙겨야 할 것들이 존재한다. 가령 예를 들어 경륜(經綸)이란 건 급조할 수 없다. 대량생산할 수도 없다. 돈을 준다고 바로 얻을 수도 없다. 고서(古書)도 마찬가지다. 돈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디지털 시대, 급격한 변화를 좇다 간과한 부분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다행히도 디지털 시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것들에 관심을 쏟는 이가 있다. 유영구 한국관계고서찾기운동본부 위원장(60·명지학원 이사장). 그는 교육사...

    2006.05.21 17:47

  • [사람속으로]“마음 비우는게 요가의 첫걸음”

    요가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요가가 살을 빼는 다이어트 방법으로 알려지면서다. 여기에는 원정혜, 옥주현, 최윤영 같은 스타가 한몫을 했다. 그러나 이런 요가 붐의 이면에는 어두운 구석도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요가강습과 관련한 피해구제 신청이 급증하는가 하면 요가강습 중 허리나 목을 다쳐 병원 신세를 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이비’, ‘부적격’ 요가 지도자가 양산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지나친 상업화의 결과다. 30년 가까이 요가수행을 하면서 오래 전 이같은 일을 예견한 이승용씨를 만나봤다. 홍익요가연구원 설립자인 이씨는 현재 사단법인 홍익요가협회 중앙연수원장으로 수행과 후진 양성, 한국적 요가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다. “국내에는 사단법인 형태의 요가협회만 24곳이나 됩니다. 개인 차원에서 운영하는 곳도 많습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요가계는 한국요가협회가 30여년간 유일 체제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순식간에 ...

    2006.05.14 17:47

  • [사람 속으로] “실종아들, 사회가 포기하라 하네요”
    “실종아들, 사회가 포기하라 하네요”

    2003년 10월10일 오후 3시30분. 집안일을 하고 있던 박혜숙씨(당시 32)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영광이 어머니, 영광이가 없어졌어요.” 전화선을 타고 오는 어린이집 선생님의 떨리는 목소리. 순간 어머니의 가슴은 덜컹 내려앉았다. 그 길로 택시를 타고 달려간 부산 해운대구 장산의 조그마한 사찰. 사찰로 이어진 30m 외길을 허겁지겁 오르면서 어머니는 “혼자서 내려올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주변 어딘가에 길을 잃고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119와 경찰이 도착하고 수색을 했지만 영광이의 모습은 정말 온데간데 없었다. 그렇게 3살된 영광이는 어머니의 시야에서, 품에서 사라졌다. 3년이 지난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영광이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2년전 이사한 부산 구서동 소재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어머니 박씨의 손에는 뭔가가 들려 있었다. “내일이 어린이날이잖아요. 실종 어린이 찾기 캠페인에 사용할 가슴띠와 전단지입니...

    2006.05.07 17:35

  • [사람속으로] “세상을 뒤집어보니 길이 보이더군요”
    “세상을 뒤집어보니 길이 보이더군요”

    1960~70년대 부산 동구 범일동 일대를 떠올리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포진한 신발공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높이 치솟은 공장 굴뚝에선 검은 연기가 오르고, 출근길 공원들이 줄지어 정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당시 범일동의 낯익은 아침 풍경이었다. 태화고무, 국제고무, 동양고무…. 부산에서 자란 40, 50대들은 이름만 들어도 ‘아, 그 공장’할 정도로 유명했다. 당시 산업역군이자 근대화의 상징적이었던 이들 공장에서 만들던 신발들을 떠올려 보면 호랑이가 그려진 범표(삼화고무), 말이 그려진 말표(태화고무), 왕자표(국제고무), 기차표(동양고무) 등이 있었다. 기억이 아련한 만큼 오래된 이들 신발공장은 역사의 뒤편으로 밀려났다. 이른바 신발산업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신발산업은 절대 사양산업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국내 등산화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트렉스타의 권동칠 대표(51)가 그 주인공이다. 부산의 새로운 산업 메카 녹...

    2006.04.23 17:50

  • [사람속으로] ‘오체투지 108배 운동’ 한의사 김재성씨
    ‘오체투지 108배 운동’ 한의사 김재성씨

    우리는 누구나 몸의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얻길 바란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은 몸의 건강을 위한 운동마저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건강에 도움이 되려면 1주일에 3번 이상 땀을 촉촉하게 흘릴 정도로 운동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한 조사결과 성인의 경우 전체의 8.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없어서’ ‘마땅한 운동방법을 찾지 못해’ ‘필요성을 못느껴’ 등이 이유였다. 어떤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심신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의사 김재성씨(50·미소짓는한의원 원장)가 권하는 ‘오체투지(五體投地) 108배 운동’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김원장은 108배 운동이 ‘국민운동’ ‘제2의 국민체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으면서 운동 효과는 크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오체투지란 불가(佛家)에서 하는 절로 양무릎과 ...

    2006.04.16 17:49

  • [사람속으로] ‘분단’을 말하는 작가 이호철
    ‘분단’을 말하는 작가 이호철

    지금 우리에게 분단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 60년, 강산이 옷을 6번이나 갈아입는 사이,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했던 그 갈라짐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까. 이산가족 상봉, 남북 단일팀, 한반도기, 장관급 회담, 6·15 정상회담, 6자회담 등등 그동안 갈라짐을 메워가려는 시도가 없지 않았다. 또 정치적 상황과 주변 정세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통일을 향하는 발걸음은 단 한번도 쉰 적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갈라져 있고, 어쩌면 서로가 서로에게 향했던 뜨거운 가슴도 점점 식어져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 하나됨은 이다지도 멀고 험난한 것일까.이땅 누구보다 이산(離散)의 아픔과 하나됨에 대한 염원을 간직하고 살았던 중견 작가 이호철씨(74). 그에게도 분단 극복과 하나됨은 더이상 미뤄둘 수 없는 숙제로 남아있다. “1998년 처음 북한을 방문했을 때 평양 보통강호텔에서 보았던 다 떨어진 4장의 수건을 잊을 수 없...

    2006.04.09 17:52

  • [사람속으로]‘마당극의 안방마님’김성녀
    ‘마당극의 안방마님’김성녀

    배우(俳優)는 인간(人)이 아닌(非) 신과 교감하는 사람이라 했다. 무대 위 수많은 인생을 경험하면서 신의 영역을 넘나든다. 많은 배우들은 그런 맛에 평생 무대를 떠나지 못한다. 무대 위에서 죽을 수 있는 배우야말로 가장 행복한 배우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돈도 뭣도 안되는 배우의 길을 걷는 사람은 이제 한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다. 배우라고 우기는 이는 많아도 배우로 인정받는 이들은 드물기 때문이다. 김성녀씨(56·중앙대 국악대학 음악극과 학과장·사진)는 인정받는 배우 중의 하나다.‘마당극의 안방마님’인 그는 지난해 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에 출연, 각종 연극상을 휩쓸었다. 남편 손진책씨(59·극단 미추 대표)가 연출하고, 아내는 연기인생 30년 만에 처음으로 1인극에 도전했다. 무대 위에서 김씨는 5살난 딸과 어머니역은 물론 벽속의 아버지와 경찰, 이웃집 사람들, 딸의 남자친구, 사위 등 1인다역을 소화했다. 간간이 섞이는 춤과 노래로 관객들을 울리...

    2006.04.02 17:45

  • [사람속으로] “디지털시대 경쟁력 혁신적 디자인뿐”
    “디지털시대 경쟁력 혁신적 디자인뿐”

    외길은 그 존재 자체가 외로움을 안고 있다. 외길을 걷는 사람은 대체로 외롭게 보인다. 산업디자인이란 외길을 걸어온 디자이너 김영세(56·이노디자인 대표이사). 그가 걸어온 길은 분명 척박한 환경속의 외로운 길이었지만 그에게 외롭다는 표현은 신파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김영세는 그 길을 재미있게 걸어왔다. 마치 장난기 가득한 모차르트가 즉흥적 영감으로 작곡을 하듯 그는 ‘재미있게’ 디자인을 창조하고 혁신해왔다. 지난 24일은 이노디자인 설립 20주년 생일날이었다. 그가 처음 회사를 설립한 20년 전 디자인은 제품의 포장에 불과했다. 20년이 지난 오늘날 디자인은 제품의 중심으로 그 위상이 바뀌었다. 그는 디자인은 이미지가 아니라 상품이라고 했다. 이 땅에 디자인상품을 전파한 김영세. 그를 서울 청담동 사옥에서 만났다. #김영세의 20년, 디자인역사 20년 와이셔츠나 티셔츠를 바지 안으로 집어넣으면 구세대, 바지 바깥으로 내놓으면 신세대란 말이 있다. 그 기준...

    2006.03.26 17:18

  • [사람 속으로] “좋은 아빠 되려면 좋은 남편부터 돼야”
    “좋은 아빠 되려면 좋은 남편부터 돼야”

    ‘고민이 있을 때 엄마와 의논하는 청소년은 32%인 데 비해 아빠는 4%뿐이다’ ‘가사노동과 자녀돌봄에 남편의 참여는 매우 미흡하다’…. 여성가족부가 이달 2일 발표한 2005년 가족실태 조사에서 나타난 우리나라 ‘보통 아빠’ ‘보통 남편’의 현주소다. 자녀에게서는 따돌림, 아내로부터는 황혼이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이 때문인지 최근 ‘좋은 아빠(좋은 남편)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한다. 직장과 가정의 일을 모두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슈퍼아빠’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아빠도 있는 모양이다. 미국, 프랑스 등 서구에서는 오래전에 나타난 현상이다. 바람직한 아빠, 남편이 되기 위한 모임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기란 쉽지 않다. 가정경영연구소 강학중 소장(49)을 만나 현실 진단과 처방을 물어봤다. 강소장은 (주)대교에서 20년간 일하다 1997년 말 대표이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가족문제 전문가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2006.03.19 17:51

  • [사람속으로] 민중의술 전도 앞장 울산지법 황종국 부장판사
    민중의술 전도 앞장 울산지법 황종국 부장판사

    어릴 적 어머니는 속이 편치 않은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실로 묶어 따주셨다. 바늘에 콧김을 흥흥 분 뒤 손가락을 ‘톡’ 따면 검붉은 피가 송송 솟아나곤 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용이 있다고…”라며 마뜩찮아 했지만 참으로 신기하게도 속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그후 체하기만 하면 엄지손가락을 어머니에게 내맡기곤 했다. 이런 기억은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할머니·어머니의 약손으로 편안해졌던 배앓이를 기억할 것이다. 그랬다. 적어도 20~30년 전만해도 이런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이 땅에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곁에는 그 신비로웠던 놀라움은 사라지고 없다. 전설이 되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옛이야기로만 존재한다. 세칭 ‘민중의술’이라 불리는 지혜와 영험, 비방들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라짐과 더불어 점차 이 땅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울산지법의 황종국 부장판사(53). 민중의술과는 다소 거리가 먼 듯한 직업을 가진 황판사는 이런 ...

    2006.03.1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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