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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용 논문, A4 1장당 18달러”…논문 대필 시장의 ‘국제분업 구조’
6만3000원만 있으면 원하는 논문 한 편이 뚝딱 완성되는 시장이 있다. 키워드 하나만 건네면 논문 작성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무색하게 한나절 만에 완성된 논문을 받을 수 있다. 논문을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Ghostwriter)’는 선입금을 받으면 지구 반대편에서 의뢰인의 요구에 맞춰 집필을 시작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자녀가 케냐 출신 대필작가의 힘을 빌려 논문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을 계기로 그간 물밑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던 ‘논문 대필 시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필한 논문을 대학입시나 연구에 활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경향신문은 논문 대필 시장의 글로벌 생태계가 어떤지 알아보려고 10여 명의 해외 대필작가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학술논문 대필 의뢰에 응한 저자들은 대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제3세계 사람들이었다. 이들 중 케냐·파키스탄 국적의 대필작가에게 한 장관 자녀가 작성한 논문 두 편과 동일한 주제의 소논문을 각각 의뢰했다. 이를 ... -
필부필부는 상상도 어려운 호화판 대입스펙, 이렇게 만들어진다
“NYU(뉴욕대학교)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자녀를 보내달라면서 2년간 1억500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의대 재학생들이 하루 만에 수행평가 보고서를 만들어주기도 해요”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사례로 확인된 대학 입시자원 격차의 현주소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사검증을 계기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국내 소재 국제학교에 다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딸은 법률·보건·교육·경제 등 광범위한 분야를 넘나드는 저술활동을 했다. 내용의 함량과는 별개로 여러 전문 분야를 종횡으로 넘나들며 논문이건 소논문이건 쓴다는 것 자체가 ‘보통’의 고등학생으로선 엄두조차 내기 힘든 일이다. 한 장관 딸의 여러 저작물은 논문 대필·표절 의혹을 받는 터다. 사회 상류층이 입시, 그 중에서도 ‘그들만의 리그’에서 알음알음 쌓는 스펙을 신분 세습의 수단으로 삼는 세태는 더욱 깊어지고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현실판, 확장판인 셈이다. 한국 사회 엘리트와 부유층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