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의 뚝심이 키운 뒷심…키움의 ‘영웅 본색’

김경학 기자

리그 최고 불펜이 실점 막고, 타자들 찬스 살려 ‘승리 40% 이상 역전승’

‘감독이 9회 마운드 오르면 지지 않는 징크스’ 만들며 선두싸움 불붙여

홍원기의 뚝심이 키운 뒷심…키움의 ‘영웅 본색’

인간이 하는 많은 일은 심리에 의해 좌우된다. 매번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스포츠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많은 스포츠 전문가들은 강팀의 핵심 요소로 ‘뒷심’을 꼽는다. 뒷심이 강한 팀을 상대로 경기할 때는 앞서 가더라도 어딘가 불안하기 마련이고, 이 같은 불안과 긴장이 결정적인 순간에 경기의 승자와 패자를 뒤바꾼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뒷심이 가장 돋보이는 팀은 키움이다.

키움은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4회 양석환에게 2점홈런을 맞고 9회 2사까지 1-2로 끌려갔다. 동점 주자 이지영이 진루한 상태였지만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키움 타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준완과 이용규가 두산 마무리 홍건희를 끈질기게 괴롭혀 안타를 쳤고 이정후의 타석 때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정후는 평범한 2루 땅볼을 쳤지만, 두산 2루수 강승호의 악송구가 나왔다. 키움은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와 단숨에 3-2 역전에 성공했고, 다음 타자 송성문의 안타로 한 점 추가했다.

9회말 양석환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다소 위기를 맞았지만, 홍원기 키움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선수들을 다독였고 경기를 4-3으로 마무리했다. 비록 두산 강승호의 송구 실책이 키움 역전승의 결정적 원인이었지만, 올 시즌 특유의 뒷심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올 시즌 키움이 상대팀에 먼저 실점을 한 뒤 경기를 뒤집어 역전에 성공한 경기 수는 19경기로, 10개 팀 중 가장 많다. 리그 선두 SSG도 먼저 실점을 한 뒤 역전에 성공한 경기는 13경기에 불과하다. 키움이 선취점을 냈다가 상대팀에 역전을 당한 뒤 재역전한 경기까지 포함하면 키움의 역전승은 23경기에 달한다. 이는 올 시즌 키움의 전체 승수(51승) 중 절반에 가까운 45%에 해당한다.

뒷심이 워낙 돋보이다 보니 팬들은 ‘홍원기 매직’이라고도 부른다. 홍 감독이 9회 마운드에 올라가면 키움이 절대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뚝심 있는 홍 감독의 경기 운영이 올 시즌 키움의 뒷심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 감독은 박병호, 박동원 등 주요 선수들의 빈자리에 다양한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자신의 계획대로 팀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홍 감독은 뒷심의 비결로 강한 투수진을 꼽았다. 홍 감독은 6일 두산과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일단 투수들이 잘 막아줘 대량 실점을 안 하기 때문에 경기 후반 차이를 극복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며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선수들이 분위기를 먼저 감지하고 조금 더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 역전승이 많은 이유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 시즌 키움의 불펜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조상우가 입대해 자리를 비운 마무리의 경우 이승호(10세이브), 문성현(10세이브), 김태훈(8세이브) 등을 번갈아 기용하며 체력 안배가 가능한 든든한 뒷문을 만들었다. 평균자책 0.70, 22홀드로 홀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재웅의 재발견도 키움이 선두권 싸움을 하는 데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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