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무대서도 빛난 ‘신태용 열풍’…‘인니의 기적 시즌2’ 기대감

황민국 기자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달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인니 정상회담 만찬에서 양국 정상 부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태용 감독 제공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달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인니 정상회담 만찬에서 양국 정상 부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태용 감독 제공

작년 스즈키컵 준우승의 ‘주역’
한국·인도네시아 정상회담 때
공식 만찬 초청 받아 환담 주도

U-20 아시안컵 예선 등 앞둬
12월에 미쓰비시컵 ‘우승’ 각오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만난 지난달 28일 예상치 못한 인물이 눈길을 끌었다. 정상회담만큼이나 중요한 공식 만찬에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초대받은 것이다.

신 감독은 두 정상과 함께 메인 테이블에서 축구 이야기로 환담을 나누며 방산과 경제 협력 논의로 지친 분위기를 매끄럽게 풀어냈다.

신 감독은 최근 기자와 만나 “휴가차 귀국한 상황에서 외교부로부터 참석 요청을 받은 것”이라며 “메인 테이블에 민간인은 나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유이했다. 한국인이자 인도네시아 축구를 위해 일하는 사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이날 만찬 참석은 그가 인도네시아에서 얼마나 큰 인기를 끌고 있는지 증명하는 시금석이나 마찬가지다. 2020년부터 3년째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고 있는 그는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린 스즈키컵에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을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비록, 우승 문턱은 넘지 못했지만 동남아시아에서도 약체로 분류되던 인도네시아의 체질을 바꿨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받았다. 스물 살 안팎의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 눈앞의 성적과 밝은 미래라는 두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신 감독은 자신이 과거 한국에서 20세 이하 축구대표팀과 23세 대표팀 그리고 성인대표팀을 순서대로 지도하면서 쌓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공교롭게도 인도네시아에선 세 팀을 한꺼번에 맡고 있다”며 “큰 시행착오 없이 풀어간다는 것에서 한국 축구의 저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승승장구하면서 인도네시아 광고시장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의 모델로 발탁된 것에 이어 하나은행과 농심의 현지 모델로도 낙점됐다.

신 감독은 앞으로 굵직한 일정을 남기고 있다. 내년 5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전초전 격인 9월 U-20 아시안컵 예선이 바로 그 무대다.

월드컵 개최국인 인도네시아는 이 대회 성적에 관계없이 진출권을 이미 확보했지만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월드컵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진다. 신 감독은 “U-20 월드컵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대회”라면서 “이미 본선 24개국 중 10개국이 확정된 터라 대회를 눈앞에 뒀다는 긴장감이 있다. 본선에선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9월에는 성인대표팀의 A매치 일정도 있다. 또 신 감독은 12월에는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스즈키컵도 준비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미쓰비시컵이라는 새 이름과 함께 홈 앤드 어웨이 형식으로 바뀐 만큼 준비할 것이 더욱 늘어났다. 신 감독은 “스즈키컵 준우승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어가 110만명을 넘었다”며 “이번엔 우승으로 더 큰 사고를 쳐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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