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중년의 위기’에 빠졌다는 유소연…LPGA 아칸소 챔피언십 남다른 각오

김경호 선임기자

“내 꿈은 여전히 그랜드 슬램 주니어 골퍼 마인드로 재무장”

스스로 ‘중년의 위기’에 빠졌다는 유소연…LPGA 아칸소 챔피언십 남다른 각오

AIG 위민스 오픈 컷 탈락 충격, 좌절과 고뇌의 시간…
“골프에 대한 사랑·열정 재확인,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어”

“내 골프가 ‘중년의 위기’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여전히 난 그랜드 슬램을 노리고 있고, 파리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세계랭킹 23위 유소연(31·사진)이 새 각오를 전했다.

유소연은 23일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CC(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 개막 하루 전 공식 인터뷰에서 최근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과 자신의 골프에 대한 진단, 그리고 주니어 시절의 마인드로 재무장한 근황 등을 밝혔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로 인터뷰에 초청된 유소연은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내 골프가 ‘중년의 위기’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긴 휴식이 필요했고, 한 달 동안 푹 쉰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 6승(메이저 2승)을 거둔 유소연이 좌절감에 빠진 계기는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위민스 오픈에서 당한 충격의 컷탈락이었다.

유소연은 1, 2라운드 합계 10오버파 154타를 쳐 출전선수 중 최하위 수준에 그치며 짐을 쌌다. 올 시즌 14번째 대회에서 당한 첫 컷탈락이었고, 컷통과 스코어인 1오버파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유소연보다 못 친 선수는 3명밖에 없었다. 비록 최근 3년간 우승은 없었지만 올 시즌 두 차례 3위를 포함해 4차례 톱10에 오르며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던 터라 충격이 컸다.

“AIG 위민스 오픈은 재앙과도 같았다”는 유소연은 “그 뒤 2주 동안 클럽을 전혀 잡지 않았다. 이후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왜 골프를 계속 쳐야 하는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론은 골프에 대한 열정을 확인한 것이었다. “올해 프로 14년째로 언제나 좋은 성적을 내고 싶지만, 이건 골프다. 오르막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다”는 그는 “내가 여전히 골프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가슴으로 느꼈고, 경쟁력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음가짐도 바뀌었다. 유소연은 “주니어 골퍼의 마인드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로가 된 이후 계획을 세울 때 항상 양보다 질을 선택했지만, 이번에는 질보다 양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최대한 많은 공을 치면서 가장 좋은 느낌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근 2주 동안 코치와 만나 스윙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받아 연습에 집중한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유소연의 꿈과 열정은 여전했다. 큰 목표에 대한 질문에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 싶다”고 서슴없이 밝혔다.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유소연이 목표를 이루려면 PGA 챔피언십, AIG 위민스 오픈, 에비앙 챔피언십 타이틀을 추가해야 한다.

이어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리우,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나가지 못한 유소연이 파리에서 꿈을 이루려면 좋은 성적을 거둬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야 한다.

2018년 6월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 우승 이후 침묵하고 있는 유소연은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올해 남은 대회가 얼마 없지만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얻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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