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어떻게 23㎏을 늘리나” 이해 안되는 역도 신기록 홍수

런던 | 류형열 기자

카자흐 일인, 하루에 8번 경신

힘을 집중시키는 순간 온몸은 부들부들, 힘줄은 불끈불끈, 얼굴은 이글이글 한다. 찰나의 순간에 인간이 한 번도 두 손으로 들어올리지 못했던 무게를 번쩍 들어올리는 장면은 정말 장관이다. 이번 런던올림픽 역도에선 유난히 인간한계를 갈아치우는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6일 여자 75㎏ 이상급까지 나온 올림픽신기록과 세계신기록은 41개. 카자흐스탄의 역도 영웅 일야 일인(사진)은 5일 남자 94㎏급에서 세계신기록 3개, 올림픽신기록 5개 등 무려 8개의 신기록을 세웠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다른 선수들이 목까지도 들어올리지 못하는 무게를 힘들이지 않고 들어올렸다는 점이다. 용상 2차 시기에서 228㎏에 성공, 합계 413㎏의 세계신기록 겸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일인은 용상 마지막 3차 시기에서 233㎏의 세계신기록(종전 232㎏)에 도전했다. 2차 시기보다 무려 5㎏이 늘어난 무게였다. 은메달을 딴 러시아의 알렉산더 이바노프가 머리 위까지 들어보지도 못하고 바벨을 내려놓았던 무게가 229㎏였다.

“두 달 만에 어떻게 23㎏을 늘리나” 이해 안되는 역도 신기록 홍수

일인은 목까지 들어올린 뒤 주저하지도 않았다.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바로 머리 위로 번쩍 들어올렸다. 다른 선수들처럼 몸이 부들부들 떨리지도 않았다. 일인은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인 5월 말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왔었다. 그때만 해도 용상 최고기록이 210㎏ 정도로 김민재(29·경북개발공사)보다도 못했다고 한다.

불과 2개월여 만에 23㎏을 더 들어올린 것이다. 염동철 대표팀 코치(44·한체대)는 “역도는 10~20㎏을 쉽게 늘릴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라면서 “나도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도핑에 걸린 것도 아니다. 아직까지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는 한 명도 적발되지 않았다. 갑자기 기록이 높아지면서 베이징올림픽 때 금메달 2개를 수확했던 한국 역도는 4년 만에 노메달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염 코치는 “우리도 열심히 노력했지만 2~3㎏ 늘리기가 정말 힘들었다”면서 “우리만 순진하게 바보운동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도대체 역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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