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신 못차린 브라질…검증 안 된 칵테일 약물로 코로나 치료

이윤정 기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AP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AP연합뉴스

코로나19 사망자 세계 2위. 지난해 대통령조차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방역 수칙을 무시하다 코로나19에 확진된 나라. 브라질 정부가 여전히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치료에 쓰일 예산 대부분이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약물 홍보에 쓰이는 등 공공보건캠페인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방송(NPR)은 코로나19 사망자 49만명을 넘어선 브라질에서 여전히 사이비 과학이 정부 정책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극우 포퓰리스트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부터 심각성을 무시하고 검증이 되지 않은 약품을 홍보해왔다. 1년이 지난 현재 브라질 정부는 코로나19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약들을 조합한 ‘칵테일 약물’을 이용한 코로나 치료를 홍보하고 있다. 항응고제, 진통제, 비타민 세트뿐만 아니라 클로로퀸, 아지트로마이신 같은 항생제를 조합한 약물이다. 심지어 정부는 칵테일 약물 치료를 홍보하기 위해 600만달러를 투입했다.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의사들을 겨냥한 의료정보 앱도 출시했는데 이 앱에는 코로나19 환자에게 클로로퀸 등을 처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며 매일 8만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비과학적 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보우소나로 대통령은 지난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면역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게다가 화이자가 미국과 유럽에 판매한 가격의 절반 가격에 백신 선량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브라질 정부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백신 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14%에 불과하다.

브라질 과학연구기관 오스왈도크루즈재단의 역학조사관인 제셈 오렐라나는 “정부가 정말 칵테일 약물들이 효과가 있다고 믿어서 홍보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단지 팬데믹 대처 실패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정치 분석가인 미 버지니아대학 데이비드 네머 교수도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백신접종 실패에 대한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처럼 보인다”면서 “브라질 정부는 최근 다시 증가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울 무엇인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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