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채 한도 상향 타결할까…바이든-매카시 첫 회동에 쏠리는 눈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캐빈 매카시 연방 하원의장이 다음달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회동하고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공화당은 재정 지출 감축을 부채 한도 증액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지만, 백악관은 부채 한도 상향을 다른 사안과 연계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있어 조기에 협상이 타결될 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카시 의장은 29일(현지시간) CBS방송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지출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책임있는 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회동 계획을 확인하며 부채 한도 상향, 입법 현안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매카시 의장 취임 이후 처음 진행될 두 사람의 회동은 미국의 부채 한도 도달을 놓고 여야 대립 고조는 물론 세계 경제 불안감까지 커지는 상황에 이뤄지게 됐다. 양측 모두 부채 한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다. 하지만 협상 타결 전망은 밝지 않다.

매카시 의장은 사회보장제도나 메디케어(65세 이상 의료보험) 지출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면서도 국방예산을 비롯해 정부 지출 전반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무책임한 것은 지금 민주당이 ‘너희가 그냥 한도를 올리면 된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백악관은 한도 상향과 재정 지출 감축을 연동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에서 “매카시 의장에게 채무 불이행 방지를 위한 그의 헌법적 의무를 지킬 것인지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며 “미국인의 경제안보가 볼모로 잡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재정 감축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당내 강경파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은 매카시 의장이 양보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프리덤 코커스’를 주축으로 하는 공화당 강경파는 정부 지출을 대폭 줄여 10년 이내 균형재정 상태로 돌려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부채 한도는 연방정부의 차입금에 상한을 둔 것으로 의회가 결정한다.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는 31조3810억달러(약 3경8800조원)다. 지난 19일 재무부가 한도 이상 신규 차입을 피하기 위한 특별조치를 시행했는데, 오는 6월초까지가 시한이다. 의회가 부채 한도 증액 합의에 실패해 이자를 갚지 못할 경우 초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달러 패권을 쥔 기축통화국 미국은 그동안 막판 협상을 통해 한도를 늘리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 재무부에 따르면 1960년 이후 지금까지 78차례 부채 한도 상향이 이뤄졌고, 1917년 부채 한도 제도가 도입된 이래 부도가 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1년과 2013년 당시 부채 한도 상향을 놓고 벌어진 의회와 행정부 간 벼랑끝 대치가 재연될 경우 금융시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1년 8월 부채 한도 협상이 답보하면서 신용평가기관 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췄고 세계 증시는 폭락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최근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채 한도 상향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융위기가 초래되고 미국은 경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며 “이는 파국”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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