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채한도 합의안 하원 통과…의회 고비 넘어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미국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31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부채한도 상향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31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부채한도 상향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합의한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법안이 31일(현지시간) 공화당 다수인 연방하원을 통과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도 통과될 가능성이 커 미 역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부채한도 상향 합의안인 ‘재무책임법’을 찬성 314 대 반대 117로 가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디폴트를 막기 위해 극적 타결한 재무책임법은 2024 회계연도에 비국방 지출을 동결하는 대신 2025년 1월까지 부채한도 적용을 유예하는 것이 골자다. 연방정부 부채한도는 31조4000억 달러다.

하원은 공화당(222석)이 민주당(213석)보다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공화당 강경파가 합의안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법안 통과를 위한 과반(218표) 확보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71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당 의원 46명도 반대했다.

그럼에도 디폴트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민주당 의원 다수가 법안에 찬성하면서 최대 고비로 여겨진 하원 문턱을 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극우·극좌 의원들의 저항에도 법안이 결승선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초당적 연합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법안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도 민주당이 165명으로 공화당(149명)보다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합의안 하원 통과 직후 환영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는 미국인과 미국 경제에 좋은 소식”이라며 “미 전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사적인 투자를 포함해 지난 2년 간의 최우선 정책과 성과를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양당의 지지를 얻는 초당적 양보만이 문제를 헤쳐갈 유일할 길”이라며 상원이 가능한 한 조속히 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매카시 의장도 “하원의장이 되기 전부터 이날만을 생각했다. 역사를 만들고 싶었다”며 “협상팀이 한 달 넘게 시간과 재능을 쏟았다”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전제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요구해온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을 상대로 사실상 정부 지출을 축소하는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공화당의 요구사항이었던 푸드스탬프 등 저소득층 복지 프로그램의 근로요건 강화, 일부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절차 간소화 등을 관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민주당 찬성표가 많이 나온 덕분에 법안이 통과됐다는 점은 과도하게 양보했다는 비판의 빌미를 당내 강경파에게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갔고, 상원에서 처리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상원 표결은 2일이 유력하며,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지닌 상원에서는 법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재무부가 밝힌 디폴트 예상시점(6월5일) 이전에 사태가 종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상원의 공화당 2인자인 존 툰 의원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디폴트 시한을 앞둔 2일 밤까지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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