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사관 습격’ 일파만파…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대사관 폐쇄

최서은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카라카스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공동체(CELAC)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카라카스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공동체(CELAC)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콰도르 군과 경찰이 멕시코 대사관에 강제 진입한 이후 에콰도르를 규탄하는 중남미 국가들의 외교적 조치가 확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주에콰도르 대사관을 폐쇄하기로 했고, 온두라스도 자국 외교사절을 소환했다.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주재 대사관과 영사관 폐쇄 명령을 발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열린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회상 회의에서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오만적 행위로 인해 나는 에콰도르 주재 우리 대사관·영사관 폐쇄와 외교관 복귀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에콰도르 군경의 멕시코 대사관 공격을 두고 “야만적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주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외교공관장인 페드로 사소네에게 “(에콰도르가 위반한) 국제법이 명시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자국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내렸다.

앞서 지난 5일 에콰도르 군경은 키토 소재 멕시코 대사관에 강제로 들어간 뒤 멕시코에 망명을 신청한 호르헤 글라스 전 에콰도르 부통령을 체포했다. 이에 반발한 멕시코 정부는 즉각 에콰도르와의 단교를 선언했고, 에콰도르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또 유엔에 에콰도르의 회원국 자격 정지를 요청하기로 했다.

에콰도르 대사관 습격 사건 이후 중남미 국가들은 한목소리로 에콰도르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이날 열린 CELAC 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들은 에콰도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CELAC 의장국인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은 에콰도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읽으며 이날 회의를 시작했다. 이어 에콰도르 군경이 멕시코 대사관에 습격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틀기도 했다.

온두라스 정부도 이날 주에콰도르 대리대사를 자국으로 소환했다고 밝혔다. 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장관은 “에콰도르의 외교사절을 온두라스로 소환했다”면서 “(에콰도르가) 1961년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과 1954년 외교적 망명에 관한 카라카스 협약을 위반한 것에 맞서 국제법 존중을 촉구하는 명확한 메시지로 (소환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건이 국제 시스템에서 참담한 선례가 되어서는 안 되며,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니카라과 역시 에콰도르와 국교를 단절했고, 볼리비아도 에콰도르에서 대사를 철수시켰다.

이날 회의에서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에콰도르가 이번 일을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약속할 때까지 유엔 회원국 자격을 정지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대다수의 중남미 국가들은 이러한 멕시코 정부에 지지를 표하고 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멕시코가 ICJ와 유엔에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취하는 모든 법적 조치에 함께할 것”이라면서 “에콰도르가 이번 일을 반성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는 25일로 예정돼있던 에콰도르 정부와의 내각 회의도 취소를 통보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노보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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