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당, 총선서 개헌선 넘는 압승…푸틴, 더 장기집권하나

박은하 기자
블리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리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 17~19일 사흘 동안 치러진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 선거에서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이 개헌선을 뛰어넘는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22일(현지시간) 타스·AP 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를 완료한 결과 통합 러시아당이 전체 하원 의석 450석 가운데 324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를 통해 126석, 지역구제 투표에서 198석을 얻었다. 러시아 하원은 50%는 지역구에서, 나머지 50%는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통합 러시아당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확보 의석(343석)보다 의석이 19석 줄어들었지만 독자적으로 개헌을 추진할 수 있는 300석은 넘겼다.

2위는 전통적인 제1야당 공산당으로 57석(비례대표 48석, 지역구 9석)을 얻었다. 사회민주주의 노선 정당인 정의 러시아당-진실을 위하여가 27석,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21석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창당한 중도 우파 성향의 정당 새로운 사람들도 비례대표를 통해 13석을 확보했으며, 소수정당인 로디나(조국당), 시민플랫폼, 성장당 등의 3개 정당도 각각 1석씩을 얻었다. 무소속 출마자 5명도 당선됐다. 반면 반정부 성향이 뚜렷한 재야 야당은 이번에도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고무적인 성적표이다. 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에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가 겹쳐 일반 국민들의 민심은 악화돼 왔다. 러시아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수감 중인 야권 지도자 알렉셰이 나발니 변호사의 측근들을 투옥하는 등 대대적 야권탄압에 나섰다. 선거를 앞두고 집집마다 경찰이 방문해 여권 지지를 확인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나발니는 선거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의 표를) 도둑맞았다”고 평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크렘린궁과 여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 재집권을 위한 작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2024년 선거에 직접 출마할지 대리인을 내세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3연임 금지를 제한한 헌법 규정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2008년 선거는 불출마했다. 이 때 당선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2012년 재출마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7월 국민투표를 통해 2000년 집권한 푸틴 대통령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30년 이상 초장기 집권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헌안을 채택했다. 지난 3월 러시아 하원은 이 같은 개헌 내용을 추인하는 대통령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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