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서 끌려나간 후진타오? 중국 “건강 안 좋아 퇴장”

김서영 기자

폐막식 도중 자리 뜨는 영상 SNS 퍼져

“정치적으로 끝나” 등 각종 추측 난무

1942년생 고령···개막식 때도 부축 받아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도중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갑자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도중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갑자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진타오 중국 전 국가주석(80)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퇴장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후 전 주석은 22일 오전 11시15분쯤 당 대회 폐회식 중간에 예기치 않게 퇴장했다. 퇴장 장면을 담은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을 보면 직원들이 와서 후 전 주석을 일으켜 데리고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스트레이트타임스 소속 기자는 영상을 올리며 “취재진이 대회당으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후진타오를 데리고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후 전 주석은 퇴장하기 전 옆자리에 있던 시진핑 주석과 잠깐 대화했고, 그 옆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퇴장 후 시 주석이 리 총리에게 무언가를 말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도중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갑자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도중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갑자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장면을 두고 후 전 주석이 끌려나간 것 아니냐, 정치적으로 끝난 것 아니냐는 추측부터 건강 문제나 코로나19 방침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후진타오가 많은 의문을 남긴 채 (행사장) 밖으로 안내됐다”며 “건강 공포증이든, 노골적인 정치적 제스처든 그 일은 어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측통들은 후 전 주석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거나, 그 외 다른 건강 관련 문제가 있다거나 그도 아니면 국내외 매체들의 카메라가 켜진 상황에서 사전에 짜인 정치적 행위였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취재진이 행사장에 입장한 후에 그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데 최소한 어떤 의미가 담겼으리라는 추측이다.

싱가포르경영대 헨리 가오 교수는 NYT에 지난 16일 당 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시 주석이 당과 경제, 국가 안보 등과 관련해 자신의 재임 전 벌어진 일들에 대한 불만족을 거론한 사실을 짚은 것을 두고 “시진핑은 이러한 일을 괜히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대표하는 후 전 주석이 리커창·왕양·후춘화 등 그의 핵심 세력들이 이번 최고 지도부 인선에서 탈락한 것에 불만을 품고 벌인 일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후 전 주석의 퇴장은 폐막식에서 각본에 없던 사건”이라며 “일주일간 이어진 당 대회의 마지막 날 스포트라이트는 잠시 후 전 주석의 갑작스러운 퇴장에 쏠렸다”고 보기도 했다.

후 전 주석은 2003~2013년 재임했다. 리커창 총리,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후춘화 부총리 등이 후진타오계로 꼽힌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시진핑계가 약진하면서 20기 중앙위원 명단에 리 총리, 왕 주석은 포함되지 않았다. 후 부주석도 최고지도부인 7명의 중앙위 상무위원 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22일 밤 트위터 영문 계정을 통해 “신화망 기자 류자원은 후진타오가 최근 건강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음에도 20차 당 대회 폐막식 참석을 고집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폐막식 도중 몸이 좋지 않았을 때 수행원이 그의 건강을 위해 행사장 옆 방으로 그를 데리고 가 쉬도록 했다”며 “이제 그는 훨씬 괜찮아졌다”고 덧붙였다. 후 전 주석의 갑작스러운 퇴장이 큰 주목을 받자 관영 매체가 나서 10여시간 만에 뒤늦게 영어로 해명한 것이다. 트위터는 중국에서 접근이 금지돼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행정대학원 알프레드 우 교수는 후 전 주석의 예기치 않은 퇴장이 정치적 의미를 가질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다. 그는 “건강 문제라고 생각한다. 후진타오는 바라는 게 많지 않은 타입이다. 그가 시 주석에게 분노를 표현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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