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지역에 지중해성 허리케인이 불어닥쳐 남성 한 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탈리아 ANSA통신은 24일(현지시간) 남부 시칠리아섬의 스코르디아에서 부부가 탄 승용차가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휩쓸렸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로 67세 남편은 시신으로 발견됐고 54세 부인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남부 시칠리아와 칼라브리아에는 이날 시속 120㎞의 강풍을 동반하는 지중해성 허리케인인 ‘메디케인’이 불어닥쳤다. 메디케인은 지중해와 허리케인의 합성어다. 시칠리아 동부 항구도시 카타니아에는 300㎜의 폭우가 쏟아졌다. 연 평균 강수량의 절반 가까이가 단 몇 시간 만에 내렸다.
폭우로 도로와 올리브 농장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일어났다. 지역신문 조르날레 디 시칠리아는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벽이 무너져 내렸다고 전했다. 인명 피해도 커져서 소방관들은 시칠리아와 칼라브리아에서만 지난 24시간 동안 58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재난 당국은 이날 시칠리아와 칼라브리아, 바실리카타, 풀리아 등 남부 지역에 메디케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여러 도시가 학교 문을 닫았고, 남부의 섬을 오가는 배 운항도 중단했다.
기상청은 악천후가 주 중반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ANSA통신은 “기후위기가 이상 기후 현상을 더욱 빈번하고 강렬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