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한류 맞서 동남아에 ‘일류’ 진출 본격화

도쿄 | 서의동 특파원

싱가포르서 전용TV 설립 … 1조원 규모 펀드 조성도

일본이 올해부터 ‘한류’에 맞서 ‘일류(日流)’ 진출을 본격화한다. 일본 자본으로 싱가포르에 설립한 일본 문화콘텐츠 전용 TV가 오는 2월부터 방송을 개시하고, 일본 정부는 올가을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민관합동으로 조성해 ‘일류’ 진출 기업의 지원에 나선다.

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민영방송 TBS와 대형 광고회사인 덴쓰 등이 출자해 지난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현지 케이블TV 방송이 2월부터 시작한다. 일본의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오락·정보 프로그램 등 일본 영상콘텐츠를 주로 방송하며, 일본 정부가 프로그램의 자막 제작 등에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 기업들은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지에서도 공동출자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방송국 신설이나 방영권 매입으로 일본의 방송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방영하는 한편 완구나 화장품, 의복 등 관련 상품의 현지 판매·유통망을 동시에 정비하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민간과 합동으로 올가을에 800억엔(약 1조원) 규모의 ‘쿨재팬 펀드’(가칭)를 만들어 일본 문화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경영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투자대상은 일본식 음식점, 의류점, 미용실 등이 집중된 상업시설을 해외에 설립하는 기업과 해외에서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TV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기업이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일본문화의 우수성을 각인시킨 뒤 관련 산업 진출과 관광객 유치 증가 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이 영세하고 자금·전문인력 부족으로 문화콘텐츠의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었으나 한류의 성공사례에 자극받으면서 정부가 직접 문화콘텐츠 수출 구상을 마련하는 등 최근 들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방송채널과 투자펀드가 확보됨에 따라 본격적인 진출체제가 갖춰진 셈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2011년 2조3000억엔인 일류(쿨재팬) 시장을 2020년까지 11조엔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웠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정권도 이를 일본경제 재생 대책의 하나로 제시하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일본문화 전문가인 마쓰오카 세이고(松岡正剛) 편집공학연구소장은 “일본 특유의 문화와 상품과 산업을 연계해 수출과 관광객 증대를 꾀하도록 일본 정부가 전략을 세우고 자금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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