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다음은?…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4파전’ 유력

김윤나영 기자

기시다, 가장 먼저 출사표…이시바·고노도 뒤따를 듯

무파벌 다카이치도 아베의 지지로 가세, 혼전 불가피

이번 선거엔 양원 의원 외에 당원·당우도 투표 ‘변수’

‘포스트 스가’ 자리를 둘러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경쟁이 본격 시작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선거는 4파전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제3의 인물을 지지하면서 혼전이 불가피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오는 29일 치러질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무조정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상,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 등이 출마할 것이라고 5일 보도했다.

자민당 기시다파(47명)의 수장인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이전까지 스가 총리의 유력한 경쟁자였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2위를 차지했던 그는 지난달 26일 “정치 생명을 걸고 새로운 정치의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면서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외무상을 지냈다.

아베 전 총리의 숙적인 이시바 전 간사장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의혹 재조사를 요구하며 ‘여당 속 야당’ 역할을 해왔다. 국민적 인지도는 높으나, 자민당 내 8개 파벌 중 가장 소수 파벌에 속해서 4차례 총재 선거에서 번번이 패했다. 그는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는 찬성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계속 사죄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고노 개혁상은 트위터 팔로어만 235만여명에 달하는 대중 정치인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사과한 ‘고노 담화’의 주역 고노 요헤이 전 부총리의 아들인 그는 평소에 “언젠가 총리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해왔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아베 정부에 이어 스가 정부 들어서도 연이어 기용됐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과 아베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중단 당시 외무상, 방위상을 지내며 한국 정부와 대립했다.

스가 총리의 불출마 선언 전까지만 해도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노 개혁상은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은 16%로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의 다카이치 전 총무상 지지로 이번 선거는 안갯속에 빠졌다. 무파벌인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아베 전 총리의 지원으로 총재 선거 입후보에 필요한 국회의원 20명의 추천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리가 되더라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밝힌 그는 아베 노선 계승을 핵심 기치로 내걸 예정이다. 출마한다면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간사장 대행과 함께 드물게 여성 총리 후보가 된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전 총리가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다카이치 전 총무상이 선거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계파의 지지보다 후보자의 경쟁력이나 노선이 당락에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의원·참의원 투표만으로 치른 지난해 총재 선거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양원 의원 383표와 당원·당우 383표를 합친 766표 중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당선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치 과제와 시류를 보고 움직이는 새 세대가 총재 후보를 밀어올릴 것인가, 아니면 기존 파벌 역할이 유지될 것인가가 자민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중의원 선거를 이끌 얼굴을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후보가 아베-스가 시대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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