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피와 뼈’ 재일교포 최양일 감독 별세

박효재 기자
최양일 감독이 2011년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최양일 감독이 2011년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영화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피와 뼈> 등 재일교포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연출한 재일교포 출신 최양일 감독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최 감독이 이날 방광암으로 도쿄 자택에서 숨졌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최 감독은 1949년 일본 나가노현에서 재일 조선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도쿄조선중고급학교를 졸업하고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일본 뉴웨이브의 기수 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연출한 <감각의 제국>의 조감독을 맡는 등 현장 경험을 쌓은 뒤, 1983년 <10층의 모기>로 감독 데뷔를 했다. 이 작품이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 소개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대표작은 1993년 연출한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로 재일교포 출신인 양석일 작가의 소설 <택시 광조곡>을 스크린에 옮겼다. 도쿄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재일교포 청년과 필리핀 여성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로 일본 사회 하층민의 삶을 진지하면서 코믹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일본 국민 감독 겸 배우인 기타노 다케시가 출연한 작품 <피와 뼈>에서는 일본에서 성공하는 꿈을 꾸며 제주도에서 일본 오사카로 건너온 남자의 일생을 그리며 인간과 가족관계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는 국외자의 시선으로 일본 사회를 바라보는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사회 주변부를 지켜보는 서늘한 시선과 비정한 인물을 담은 고인의 영화는 일본 리얼리즘 영화의 수작으로 손꼽힌다.

최 감독은 2004년부터 18년간 일본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2007년에는 지진희와 강성연이 주연을 맡은 한국 영화 <수>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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