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할리우드 영화 ‘300’에 격분

이란의 우라늄 핵농축을 둘러싸고 미국·이란간 긴장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페르시아인을 야만적으로 묘사한 할리우드 영화 ‘300’이 개봉돼 양국 관계가 한층 악화되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문화 수석인 자바드 샴카드리는 13일 영화 ‘300’에 대해 “이란 역사를 강탈하고 페르시아 문명을 모욕하는 영화”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이란과 이란 국민들을 상대로 한 ‘심리전’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골람 호세인 엘함 이란 정부 대변인도 “문화 침입은 미국이 항상 쓰는 전술 중 하나”라며 “이는 (이란) 문화를 왜곡하고 모욕하는 적대적 태도”라고 비난했다. 이란 일간 아얀데노 역시 ‘300’의 개봉과 관련 “할리우드가 이란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란 국회의원들은 ‘300’의 제작과 상영에 대한 항의 서한을 외무장관에게 전달했다.

문제가 된 영화 ‘300’은 기원전 480년 3차 페르시아 전쟁을 소재로 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액션 블록버스터. 300여명의 스파르타 소수 정예군대가 ‘자유’와 ‘정의’를 위해 ‘야만적인’ 페르시아 군대에 맞서 전투를 벌이다 ‘장렬히’ 전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페르시아는 이란의 옛 국호다. 영화는 지난 9일 미국 전역에서 개봉했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란인들은 불법 복제된 DVD를 통해 이 영화를 접하고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에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과 영화사측은 “‘300’은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소설을 영화화한 것일 뿐 역사적 사건을 명확하게 재연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정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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