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시오니즘’ 약진 속 킹 메이커로 뜬 벤 그비르

박효재 기자

청년 때부터 과격 극우 활동

‘독실한 시오니즘’ 약진 속 킹 메이커로 뜬 벤 그비르

1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극우정당 연합 ‘독실한 시오니즘’의 약진을 이끈 이타마르 벤 그비르(46·사진)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재집권의 길을 터준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독실한 시오니즘은 벤 그비르가 대표로 있는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와 정통파 유대 극우정당 나움(Naom)이 참여한 정당 연합이다. 이름처럼 시오니즘(유대인들이 조상의 땅인 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전개하는 민족주의 운동)을 바탕으로 한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여기는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옹호한다.

이라크계 유대 이민자인 아버지와 쿠르드계 유대 이민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벤 그비르는 1987년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대이스라엘 민중 봉기)를 경험하면서 일찌감치 극우의 사상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계 추방을 옹호하는 정당 몰레데트의 청년 조직에 가입했고, 이후 더 과격한 극우정당인 카흐(Kach)에 입당, 청년조직을 이끌었다.

벤 그비르는 1990년대에는 팔레스타인의 자치를 인정한 오슬로 협정 반대 운동을 주도하면서 여러 차례 기소됐다.

변호사가 된 이후에는 극우 정치인과 활동가들의 변호를 도맡았다. 미국으로부터 테러 단체로 지목된 카흐 관련 활동을 계속 이어왔고, 그 이념을 계승해 오츠마 예후디트를 창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9년 총선에 처음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당시 “이스라엘에 충성하지 않는 아랍계 시민은 추방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독실한 시오니즘이 6석 의석을 확보한 지난해 총선을 통해 의원이 됐다. 이후에도 지난해 말 주차장에서 비무장 상태의 아랍계 경비와 주차 시비 끝에 총을 꺼내 들고 위협하는 영상이 유포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네타냐후 전 총리는 지난해 총선 전에는 벤 그비르의 입각에 반대했다.

하지만 최근 벤 그비르가 이끄는 극우 정당의 선전이 예상되자 그의 입각에 반대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오히려 벤 그비르를 치안장관에 임명해 종교 간 분쟁의 진앙인 동예루살렘의 성전산을 지키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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