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달리는 시리아 시민…“알아사드 퇴진” 11일째 시위

선명수 기자

12년간 지속된 내전에 극심한 빈곤과도 씨름하고 있는 시리아에서 ‘시리아의 학살자’라 불리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시리아 서남부 스웨이다주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날 현재 11일째 이어지며 확산하고 있다. 정부군이 통제하고 있는 시리아 남부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했던 지역이다.

이날 스웨이다 주요 도시인 드루즈에서는 수백명이 거리로 나와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광장에 모여 “시리아 만세, 알아사드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내전 발발 후 보안기관에 체포된 뒤 실종된 수천여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기도 했다.

극심한 물가 인상 및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이번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연료보조금을 삭감한 데 이어 공무원 임금을 2배 이상 올린 것이 불씨가 됐다. 일각에선 2011년 중동을 휩쓸었던 민주화운동 ‘아랍의 봄’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시위를 주도한 ‘스웨이다24’의 라얀 마루프 대표는 “사람들은 공정한 정부를 원하지만 알아사드는 그런 정부를 제공할 능력이 없다”며 시위대의 요구가 ‘정권 퇴진’이라고 못 박았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아랍의 봄’ 당시 시민들을 살상하며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이후 시아파와 수니파의 종파 갈등까지 더해지며 촉발된 내전에서 반군과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해 악명을 떨쳤다. 시리아 내전은 50만명이 넘는 사망자와 1000만명이 넘는 난민을 발생시키며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내전 기간 시리아 인구의 절반 가까이 집을 떠났다.

내전 기간 벌어진 잔혹행위로 인해 시리아는 2011년 아랍연맹에서 퇴출됐지만, 알아사드 정권은 지난 5월 12년 만에 재가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내전과 국제사회의 제재 등으로 경제는 파탄났다. 시리아파운드화 가치는 지난해 말의 3분의 1가량으로 폭락했다. 유엔은 시리아 인구의 90%가 빈곤선에 빠졌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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