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멀린다, 빌 게이츠와 성범죄자 엡스타인 친분 우려"…"2년 전부터 이혼 준비"

윤기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아내 멀린다 게이츠가 2012년2월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방문자센터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시애틀|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아내 멀린다 게이츠가 2012년2월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방문자센터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시애틀|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65)와의 이혼을 선언한 아내 멀린다 게이츠(56)가 2년 전부터 이혼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멀린다가 빌이 미성년자 수십명을 성착취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부호가 제프리 엡스타인과 우정 관계를 지속한 점을 우려해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멀린다가 2019년 “혼인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났다”며 이혼 전문 변호사들과 이혼 관련 상담을 받았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과 관련 문건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드리 스트라우스 뉴욕 남부 지방 검사 대행이 지난해 7월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제프리 엡스타인과 공모해 미성년 소녀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혐의로 기슬레인 맥스웰을 고발한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오드리 스트라우스 뉴욕 남부 지방 검사 대행이 지난해 7월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제프리 엡스타인과 공모해 미성년 소녀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혐의로 기슬레인 맥스웰을 고발한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부부가 세운 자선재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멀린다가 2013년부터 남편이 엡스타인과 어울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걱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2013년 멀린다가 빌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엡스타인을 만났고, 엡스타인에 자신의 남편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멀린다의 경고에도 2019년10월 뉴욕타임스에 빌이 엡스타인의 뉴욕 맨해튼 타운하우스를 오가며 그와 친분을 유지했다는 기사가 실리자 멀린다는 본격적으로 이혼을 준비했다. WSJ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멀린다와 그의 법률 대리인들은 해당 보도가 나간 직후 서로 여러 차례 통화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엡스타인은 2008년 최소 36명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착취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2002∼2005년 20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요구하거나 성매매를 알선시킨 혐의로 2019년 기소된 이후 옥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간 멀린다는 피임기구 모금활동을 벌이고, ‘유리 천장 깨기’(No Ceilings) 운동에 동참하는 등 여성 인권 운동에 앞장서왔다. 그는 이혼 후 여성인권운동가로서 독립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부의 갈등 조짐은 지난해에도 보였다. 게이츠 부부는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 이례적으로 불참했고, 두 달 뒤 빌은 MS와 투자 기업 버크셔해서웨이의 이사진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WSJ은 이맘때쯤 부부가 이혼 후 재산 분배 문제를 두고 논의했다고 전했다.

끝내 두 부부는 지난 3일 27년 간의 결혼 생활을 끝마친다고 발표했다. 별거 중인 두 사람은 이미 이혼서류에 서명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게이츠 부부가 이혼하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 분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빌은 2021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4위 부자다. 자산은 5월 기준 1305억달러(약 146조원)에 이른다. 두 사람은 재산분할 등 이혼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빌 게이츠 자산관리회사는 지난주 멀린다에게 자동차 딜러회사 오토네이션과 멕시코 방송사 등 상장회사 주식 24억달러(약 2조7000억원) 상당을 전달했다.

멀린다의 변호인단에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억만장자 투자자 헨리 크래비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의 이혼 과정을 대리한 뉴욕의 유명 변호사 로버트 스테판 코언이 합류했다. 빌 게이츠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의 변호인 로널드 올슨 변호사를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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