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세안 의장국 캄보디아 훈센 총리, "미얀마 군부 회의 참석할 권리 있어"

윤기은 기자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지난해 6월18일(현지시간) 프놈펜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군사장비 전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프놈펜|AP연합뉴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지난해 6월18일(현지시간) 프놈펜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군사장비 전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프놈펜|AP연합뉴스

내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가 군부가 집권하고 있는 미얀마가 다음 아세안 회의에 참석할 자격이 있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훈센 총리가 중국이 투자한 건설 프로젝트 준공식 연설에서 “미얀마도 아세안의 가족이기 때문에 회의에 참석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내일 미얀마 외교장관을 만난 뒤 향후 수도 네피도를 방문해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얀마 지도자와 함께 하는거 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했다.

훈센 총리는 이날 내정간섭 금지와 관련된 국제협약을 언급하며 “아세안 헌장에 따라 누구도 다른 회원국을 추방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 역시 빈 협약의 내정간섭 금지 원칙을 내세워 다른 국가들의 군부 인권침해 우려 표명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내년도 아세안 의장국의 최고 지도자인 훈센 총리가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정을 지지하고 포용하는 발언을 잇따라 하면서 향후 미얀마 유혈 사태와 관련한 아세안의 입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아세안은 지난 10월 26~28일 열린 정상회의에서 흘라잉 총사령관의 참석을 불허했다.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며 군정에 경고를 날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훈센 총리는 지난 2일 시아누크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캄보디아 총리로서 어떤 전제 조건도 없이 미얀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방문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하며 기존 아세안 입장과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 그는 지난 10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흘라잉 총사령관의 참석이 배제된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친중 성향으로 평가받는 훈센은 1985년 총리를 맡은 뒤 36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제1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시켜 사실상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이 때문에 훈센은 서방 세계 및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지난 2일에는 시아누크빌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의 후임으로 장남이자 캄보디아군 합참의장인 훈 마넷(44)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권력세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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