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름반도 러시아 공군 기지, 수십차례 폭발과 검은 연기…미 관리 “우크라이나가 공격한 것으로 보여”

정원식 기자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병합지역인 크름반도(크림반도) 노보페도리우카 인근의 사키 공군 비행장 방향에서 폭발음이 들린 뒤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포착됐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병합지역인 크름반도(크림반도) 노보페도리우카 인근의 사키 공군 비행장 방향에서 폭발음이 들린 뒤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포착됐다. AP연합뉴스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크림반도)의 공군 비행장에서 폭발로 1명이 사망하고 여러명이 다쳤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현지 매체와 AP통신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크름반도 서쪽 노보페도리우카의 사키 공군기지에서 여러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연이은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텔레그램 채널에는 근처 해변의 관광객들이 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목격자들은 수십 차례 폭발이 일어나 활주로에 불이 붙고 주변 집들이 파손됐다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크리미아투데이뉴스가 전했다. 이 지역 행정부는 사고 후 반경 5㎞ 지역을 차단하고 군부대 주변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항공용 탄약이 폭발해 일어난 사고라면서 사키 공군기지가 공격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익명의 러시아 관리를 인용해 “화재 안전 기준 위반”으로 일어난 사고이며 군용기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폭발은 우크라이나제 장거리 무기 또는 크림반도 내 친우크라이나 저항세력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화재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라는 주장이 넘친다고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워싱턴포스트에 우크라이나군이 미군이 제공하지 않은 무기를 사용해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폭발이 우크라이나군의 책임이라면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병합한 후 크름반도 러시아 기지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공격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폭발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라면 6개월째로 접어든 전쟁이 극적으로 확전되는 것”이라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또는 그 동맹들이 러시아 관광객들이 휴식을 취하는 흑해 휴양지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행사를 앞두고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가 드론 공격을 받아 6명이 다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연설에서 “오늘 크름반도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면서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의 것이며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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