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10년 새 최악 홍수…최소 600명 사망

박효재 기자
나이지리아 남부 아남브라주의 한 지역 주민이 지난 7일(현지시간) 물에 잠긴 거리에 서서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나이지리아 남부 아남브라주의 한 지역 주민이 지난 7일(현지시간) 물에 잠긴 거리에 서서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나이지리아에서 10년 만에 대홍수로 600여 명이 숨졌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번 홍수로 농경지도 대거 침수되면서 나이지리아 경제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인도주의부는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날까지 홍수로 603명이 사망했으며, 154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전체 36개 주 중 27개 주가 홍수 피해를 입었으며, 이재민은 130만명으로 집계됐다. 가옥 20만여 채가 부서졌으며 이 중 4만5000여 채는 완전히 파손됐다. 7만㏊가 넘는 농경지도 물에 잠겼다. 식량과 연료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수인성 질병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홍수 피해 규모는 2012년 대홍수 때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에는 36개주 중 30개 주가 영향을 받았으며, 431명이 숨지고 130만명이 실향민이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위성사진을 보면 나이지리아 남부 나이저강과 베누에강 물이 크게 불어났다. 특히 두 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중남부 코기주 주도 로코자에서는 불어난 물이 가옥 지붕까지 들어찼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번 사태를 기후변화 탓으로 돌렸다. 2020년 발간된 나이지리아의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정책 문서를 보면 최근 몇년 간 홍수가 증가했으며 기후변화가 “심각한 기상 사건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쓰여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열악한 인프라와 소홀한 재난 대비도 피해를 키웠다고 본다.

나이지리아 경제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지리아 경제는 최근 1년 동안 사상 최고의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세계적으로 기아 위기가 가장 심한 6개국 중 하나로 나이지리아를 꼽았다. 이번 홍수로 농경지가 대거 침수되면서 식량 가격이 오르고 수급이 불안정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나이지리아 인도주의부는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지난주부터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 1만2000t을 홍수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나이지리아의 우기는 보통 4월에 시작해 10월까지 이어진다. 나이지리아 기상청과 수문청(NIHSA)은 또 한 차례 대홍수가 임박했으며 카메룬의 라그도 댐에서 흘러내린 물까지 더해져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이지리아 기상청은 아남브라, 델타, 바엘사 등 남부 일부 주에서 11월말까지 홍수가 계속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대피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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