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일본도 속수무책…환율, 32년 만에 150엔 돌파

김서영 기자

150엔대 ‘거품 경제’ 후 처음

무역적자, 반기 기준 사상 최악

작년 7월부터 14개월째 적자

일 당국 ‘금리 인상’ 여부 주목

엔·달러 환율 더 오르면 어쩌나… 엔·달러 환율이 32년 만에 달러당 150엔을 돌파한 20일 일본 도쿄의 외환거래중개업체 가이타메 닷컴 딜링룸에 달러당 엔화 환율이 150.038엔으로 표시돼 있다. 도쿄 | 로이터연합뉴스

엔·달러 환율 더 오르면 어쩌나… 엔·달러 환율이 32년 만에 달러당 150엔을 돌파한 20일 일본 도쿄의 외환거래중개업체 가이타메 닷컴 딜링룸에 달러당 엔화 환율이 150.038엔으로 표시돼 있다. 도쿄 | 로이터연합뉴스

엔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결국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마저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선 것은 32년 만이다. 엔화 약세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일본의 올해 상반기 무역적자는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교도통신은 20일 오후 4시42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당 150엔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거품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엔화 가치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난달 22일 달러당 145.9엔에서 달러화를 팔고 엔화를 매입하는 시장개입에 나섰으나, 일시적으로 140엔대 초반으로 하락했을 뿐 다시 10엔 가까이 올랐다.

역대 엔·달러 환율을 보면, 1990년 8월 달러당 151엔대를 기록했고 아시아 외환위기를 맞은 1990년대 후반에도 엔저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 엔화 가치는 상승해 2011년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75엔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110엔선을 유지해왔다.

최근 엔화 가치 하락의 주원인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미국과의 금리차 등이 꼽힌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으나 일본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돌파하면서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설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처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참의원 회의에서 최근의 급속한 엔화 약세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투기적 움직임으로 인한 과도한 변동성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엔화 약세로 인해 이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22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무역수지는 11조75억엔(약 105조49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1979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상반기 총수출액은 49조5762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19.6% 증가한 반면 총수입액은 60조5837억엔으로 44.5% 늘었다.

또 9월 무역수지는 2조939억엔 적자로 9월 기록으로는 역대 최대 적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7월 적자를 기록한 이후 1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에선 주요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늘었고, 수입에선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석탄이 증가했다.

메이지야스다연구소 고다마 유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에너지 가격과 엔화 약세 영향이 컸다. 수출의 경우 엔화 약세는 플러스 요인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의 저성장 등 수출을 둘러싼 의문부호가 존재한다”고 교도통신에 밝혔다.

재무성이 지난 11일 발표한 올해 8월 경상수지는 589억엔 흑자로 작년 동기 대비 96.1% 급감했다. 상품수지 악화에 따라 8월 경상수지 흑자 폭은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85년 이후 8월 기준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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