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시위자’ 집단폭행 영국주재 중 외교관들, 조사 안 받고 귀국

김혜리 기자
지난 10월16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반중 시위를 벌이던 한 홍콩 남성이 영사관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 | 체이서뉴스AFP연합뉴스

지난 10월16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반중 시위를 벌이던 한 홍콩 남성이 영사관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 | 체이서뉴스AFP연합뉴스

영국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반중 시위를 하던 홍콩인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총영사 등 중국 외교관 6명이 수사를 받지 않은 채 영국을 떠났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이들에게 외교관 면책 특권을 포기하고 이날까지 경찰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으나 중국 정부가 이들을 자국으로 소환했다고 밝혔다. 클리버리 장관은 이들이 “법의 심판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은 실망스럽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이들이 더는 영국에 인가된 영사 직원이 아니라 다행”이라 말했다.

정시위안 맨체스터 총영사 등 중국 외교관 6명은 지난 10월 맨체스터에 있는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하던 홍콩 남성을 영사관 내로 끌고 들어가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일에 벌어졌다. 영사관 밖에서 시위대 30~40명이 반중 시위를 벌이자 영사관에서 몇 명이 나와서 시위대 한 명을 영내로 끌고 들어가 공격한 것이다. 하지만 정 총영사 등은 현장에서 찍힌 사진으로 혐의와 신원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부인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양국 관계가 더 경색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주재 중국 외교관들이 경찰 조사에 계속 불응하다가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가 돼서 추방되기 전에 이들을 소환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이들을 의도적으로 소환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트위터 공식 계정에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는 임기를 마치고 얼마 전 지시에 따라 본국으로 귀환했다. 이는 중국 영사관 직원들의 정상적인 순환 근무 패턴에 따른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영사관과 그 직원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들을 보호하지 못했으며 폭도들의 편을 들기까지 했다”며 “이는 중국 측에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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