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116만배럴 ‘기습 감산’…인플레, 다시 불붙나

이윤정 기자

산유국 자발적 감산까지 포함 땐

전 세계 수요의 3.7% 수준 달해

텍사스산원유 8% 급등 ‘시장 출렁’

연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커져

OPEC+, 116만배럴 ‘기습 감산’…인플레, 다시 불붙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가 2일(현지시간) 기습적으로 감산을 발표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 급등하는 등 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산유국들의 기습 감산이 인플레이션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규모 감산에 합의한 OPEC+ 소속 주요 산유국들이 이날 하루 116만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음달부터 하루 50만배럴 감산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5월부터 연말까지 하루 14만4000배럴 감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라크(하루 21만1000배럴), 쿠웨이트(하루 12만8000배럴), 카자흐스탄(하루 7만8000배럴) 등도 자발적 감산에 동참했다. 이달부터 3개월간 하루 50만배럴 감산을 발표한 러시아도 감산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로이터는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 규모에 OPEC+가 합의한 연말까지의 감산량을 더하면 하루 366만배럴이 감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전 세계 수요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원유 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WTI가 8%나 올라 배럴당 81달러(약 10만6000원)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최근 1년간 장중 최고가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도 장중 7% 넘게 뛰면서 배럴당 85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 배럴당 최고 120달러를 돌파했다가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요 둔화를 예상하던 전문가들은 이날 국제유가 전망치를 다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95달러로, 내년 전망치를 배럴당 100달러로 끌어올렸다.

금리 인상으로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던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심은 깊어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일부 투자자들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감산 발표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기습 감산 결정에 미국과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 간 긴장감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OPEC+가 과거에 비해 상당한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다. 기습적인 감축 결정은 선제적으로 유가 하락에 대응하겠다는 새 원칙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에는 경제적인 이유는 물론 정치적 고려 사항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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