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캐나다 정치인 뒷조사…홍콩 거주 친척 개인정보 수집

최서은 기자

캐나다 정부, 중국대사 초치

외교관 추방 대응 방안 검토

중국은 반발…외교갈등 조짐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 AP연합뉴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 AP연합뉴스

중국 정보당국이 홍콩에 거주하는 캐나다 정치인의 친인척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간 외교갈등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중국 대사를 초치하고 중국 외교관을 추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캐나다 보수당 소속 마이클 청 연방 하원 의원은 중국 정부가 자신의 친인척 정보를 수집했다며 캐나다 행정부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캐나다 정부는 중국 정보당국이 홍콩에 거주하는 청 의원의 친인척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캐나다 주재 중국 외교관이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캐나다 매체 더글로브앤메일에 따르면 2021년 7월 작성된 캐나다 안보정보청(CSIS)의 일급 기밀 보고서에는 중국 정부가 청 의원 친인척 정보를 비롯해 홍콩 민주화 운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캐나다 내 중국 유학생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캐나다에 간섭하고 있다며 ‘중대한 국가 안보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출신 아버지를 둔 청 의원은 평소 중국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고, 2021년엔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인종학살’로 규정하자는 결의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청 의원과 보수당은 캐나다 정부가 중국의 불법 행위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 의원은 “이것은 캐나다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 간섭의 증거”라며 “(그런데도) 지금까지 추방된 중국 외교관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멜라니 졸리 외교장관은 “외교관 추방을 포함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오타와 주재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주권 침해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캐나다 외교부는 실제로 중국 대사를 초치했다. 졸리 장관은 이날 “우리는 어떤 형태의 외국 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외교관을 추방할 경우 중국의 보복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청 의원 친인척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은 캐나다 정치권과 언론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콩 페이우 주캐나다 중국 대사는 캐나다 정부가 중국 외교관 추방을 고려 중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은 다시 한번 캐나다 측에 이 자의적인 정치적 소동을 즉각 중단하고 더 이상 그릇되고 위험한 길로 가지 말 것을 강력이 촉구한다”며 “캐나다가 계속해서 도발한다면 중국은 마지막까지 모든 단계를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Today`s HOT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해리슨 튤립 축제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