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담화’ 30주년…일본 “계승은 하지만, 역사교육은 생각없어”

박용하 기자
‘고노 담화’ 30주년…일본 “계승은 하지만, 역사교육은 생각없어”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일제강점기 군 위안부(성노예) 문제에 사죄의 뜻을 밝힌 ‘고노 담화’ 발표 30주년을 맞아 이를 계승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고노 담화는 성노예 문제에 대한 교육이나 연구까지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며, 당초 담화 내용과 상충되는 주장도 내놨다. 관련 용어에 있어서도 연행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위안부’란 표현을 고집했다.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3일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내각은 현재 고노 담화를 계승하고 있는가’란 질문에 “위안부 문제에 관한 정부의 기본적 방침은 내각 관방장관의 담화를 계승한다는 것”이라며 “기시다 내각도 변경은 없다”고 답했다. 고노 담화는 1993년 8월 4일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군의 관여하에 수많은 여성의 명예와 존엄을 깊게 손상시켰다”며 사죄와 반성의 뜻을 밝힌 담화를 일컫는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2월 국회 연설에서도 “정부의 기본적 입장은 고노 담화를 계승하는 것”이라며 재검토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입장보단 완화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재임 시절 성노예 강제 동원 비판에 이의를 제기하며 고노 담화를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마쓰노 장관은 이날 담화 계승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언급도 내놨다. ‘역사교육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오랫동안 기억하겠다고 했던 부분에 구체적인 진전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고노 담화의 취지는 구체적인 연구와 교육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며, 위안부 문제를 오래 기억해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한 것”이라 설명한 것이다. 이는 “역사연구와 교육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표명한다”고 밝힌 담화 문구와 상충된다.

산케이신문 등 우익매체는 마쓰노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고노 담화에 담긴 ‘종군 위안부’나 ‘일본군 위안부’가 아닌 ‘위안부’라 언급한 부분에도 주목했다. 군의 개입과 강제성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의 최근 입장을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21년 4월 각의에서 ‘종군 위안부’란 표현이 오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단순히 ‘위안부’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는 답변서를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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