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사람의 조화로운 공존을 지지하는 아름다운 그림전

도재기 기자

작가 이현, 지식공동체 ‘지구와사람’(이사장 강금실) 후원전 ‘색채 유희’

지구와사람 문화공간서 개막, 작품 감상과 시대정신 재고

대안적 생태대 문명을 지향하는 지식공동체 ‘지구와사람’ 후원을 위한 이현 작가의 후원전이 마련됐다. 사진은 이현의 ‘양떼, 아침을 열다’(162.2 x 130.3㎝, oil on canvas, 2011). 지구와사람 제공

대안적 생태대 문명을 지향하는 지식공동체 ‘지구와사람’ 후원을 위한 이현 작가의 후원전이 마련됐다. 사진은 이현의 ‘양떼, 아침을 열다’(162.2 x 130.3㎝, oil on canvas, 2011). 지구와사람 제공

국내외 작품활동을 펼쳐온 작가 이현(64)이 인간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대안적 ‘생태대’ 문명 지향의 학술·교육·문화 지식공동체 ‘지구와사람’ 후원전을 마련했다.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는 이 작가는 빛과 색, 삶과 자연에 대한 예술적 사유를 작품에 담아낸다. 맑고 깨끗한 원색의 조화가 두드러지는 작품은 회화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국내외 애호가들에게 한편의 서정시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원전 ‘색채 유희’는 지구와사람의 복합문화공간(서울 용산구 회나무로)에서 열린다. 문명 대전환을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생각해보는 귀한 그림전이다. 29일 오후에는 작가와 강금실 지구와사람 이사장(전 법무부 장관)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후원전의 의미를 새기는 개막식이 열렸다.

후원전에는 20여점이 출품됐다. 후원전인 만큼 신작과 소품 중심이지만 작가가 소장해온 작품들도 나왔다. 하나같이 화면을 가득 채운 색은 원색임에도 현란하지 않고, 서로 대비되지만 충돌이 아니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강 이사장은 “컬러풀한 작품이 평화롭고 평온하게 다가오는 것은 자연의 빛을 발견하고 색채화하는 능력, 자연을 지배대상이 아니라 공존하고 끌어안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 같다”며 “바로 지구와사람이 지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이사장과 이 작가는 20여년째 교감을 나누는 친구다.

‘지구와사람’ 후원전에 나온 이현의 ‘노르웨이 자작나무’(60×40㎝, oil on canvas, 2022). 지구와사람 제공

‘지구와사람’ 후원전에 나온 이현의 ‘노르웨이 자작나무’(60×40㎝, oil on canvas, 2022). 지구와사람 제공

작품들은 파랑·노랑·빨강 등 삼원색의 순색을 기본으로 한다. 자극적일 수 있는 원색이지만 따듯하게 다가오는 데에는 ‘양념’ 같은 흰색·검은색이 한몫한다. 색면과 색면이 만나는 지점 마다에 색채 유희의 섬세한 붓질이 엿보인다. 동양의 전통 오방색을 통해 특별한 색채 향연을 펼치는 셈이다. “정선된 순색들, 감성적 색조, 시각적 즐거움의 어울림. 이국인의 것이라 해도 마음을 사로잡고 빠져들게 한다”(이탈리아 미술평론가 레나토 치벨로)는 평을 받은 작품들이다.

바다와 하늘·땅인 듯한 색면들과 함께 나무와 꽃·달·동물·집 등도 등장한다. 재현 대상들은 구상적이지만 작가의 색채 유희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든다. 수평과 수직의 단순하고도 안정된 구도, 수도자의 마음처럼 티끌 없는 화면은 서양화지만 동양적이다. “다분히 명상적이고, 시처럼 상상적 여운을 주면서 편안한 마음의 상태를 만든다.”(미술평론가 박영택)

전시장에서 만난 이 작가는 “전시회는 작품을 통해 서로 만나고 또 나누는 소중한 일인데, 지구와사람 후원전이라 더 뜻깊다”며 “작가니까 작품으로 돕고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로마에서 개인전이 예정된 그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 늘 자문하면서 작업한 작품들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구와사람’ 이사장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전시장에서 이현 작가의 작품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속 작품 ‘라 베르나’는 후원전 개막 당일 한 소장가가 후원의 뜻으로 구매했다. 도재기 기자

‘지구와사람’ 이사장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전시장에서 이현 작가의 작품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속 작품 ‘라 베르나’는 후원전 개막 당일 한 소장가가 후원의 뜻으로 구매했다. 도재기 기자

강 이사장은 “가치에 비중을 두고 영리를 뒤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작가의 제안으로 후원전이 이뤄져 가슴이 뭉클하다”며 “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보여주는 이 작가의 후원전을 통해 지구와사람의 다양한 활동이 더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시공간은 지난 9월 이전한 지구와사람의 활동공간이자 문화예술 복합공간”이라며 “앞으로 지구와사람과 뜻을 같이하는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와사람은 ‘열린 삶의 공동체를 지향하며 생태적 세계관의 정립과 거버넌스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학술·교육·문화 활동’ ‘지구상 모든 생명이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도록 지구법으로의 법체제 전환을 위한 조사와 연구’ 등을 취지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지식공동체다. 생태대 연구회·기후와문화 연구회·바이오크라시연구회와 지구법 학회·지구법 센터 등 연구학술 활동과 컨퍼런스·강좌·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시는 12월31일까지.

이현의 ‘위로’(50×40㎝, oil on canvas, 2022). 지구와사람 제공

이현의 ‘위로’(50×40㎝, oil on canvas, 2022). 지구와사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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