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느려진 남극 해류…전 세계 바다 ‘산소 부족’ 위기 온다

이정호 기자

온난화로 얼음 녹아 염분 낮아져

흐름 감소 산소·영양분 이동 못해

해양 생태계 파괴·황폐화 가능성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남극 바다 깊은 곳의 해류가 크게 느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양분과 산소를 다량 품은 채 전 세계 바다로 흐르던 남극 해류의 움직임이 계속 저하된다면 향후 해양 생태계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진 등은 “1990년대 이후 남극 해류 속도가 30% 느려졌다”는 분석 결과를 ‘네이처 기후변화’ 최신호에 게재했다.

남극 바다의 수심 3000m에는 전 세계 바다를 향해 출발하는 거대한 해류가 있다. 남극 해류의 가장 큰 역할은 전 세계 바다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이다. 다른 수역의 바닷물보다 남극 해류에는 산소가 더 많이 녹아 있다. 남극 해류에는 수생 생물이 섭취할 만한 영양분도 많다. 남극 해류는 바다에 필수불가결한 존재인 셈이다.

이런 남극 해류의 역할이 이미 크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994년부터 2017년 사이 남극 해류의 속도가 30% 줄어드는 정체 현상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극 얼음이 녹으면서 담수, 즉 맹물이 다량 유입됐고, 이 때문에 남극 해류가 싱거워졌다는 얘기다.

물은 염분 차이를 메우려는 성질이 있어 짠 바다에서는 더 강력한 해류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남극 바다의 짠 기운이 크게 약화하면서 전 세계 바다를 향한 해류 또한 약해진 것이다.

연구진은 “남극 해류 속도가 줄어들면서 산소와 영양분이 전 세계 바다로 퍼지지 못하고 남극 심해에 고이는 현상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구 해양 생태계가 황폐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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