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 동화 판타지로 찾은 가족간의 사랑 -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Nanny Mcphee)’는 엄마 잃은 일곱 남매와 아빠의 사랑이라는 뻔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닳고 닳은 이야기가 자그마한 감동을 안겨준다. 가족간의 따뜻한 화해와 일상의 사랑, 여기에 갈라진 틈을 비집고 들어와 궁핍한 마음을 채워주는 판타지와 풍자가 어우러져 있다.

[영화리뷰]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아내를 잃고 일곱 남매와 홀아비로 살아가는 브라운(콜린 퍼스)은 재혼을 결심한다. 부자 고모가 한 달 안에 재혼을 하지 않으면 생활비를 끊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한데 문제는 7명의 악동들. 17명의 유모를 쫓아낼 정도로 천하의 말썽꾸러기이다. 통제 불능의 아이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브라운에게 ‘관선 유모(?)’라며 맥피(엠마 톰슨)가 찾아온다. 신비한 마법을 지닌 맥피는 때론 엄한 사감선생처럼, 때론 인자한 엄마처럼 아이들의 닫혀있던 마음을 연다. 드디어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된 아버지. 아이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찾아줄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대책 없이 난리법석을 피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유쾌하지만 여운을 남긴다. 영화 초반 아이들이 유모를 쫓아내기 위해 벌이는 장난 같지 않은 장난(?)은 놀이로서의 유흥을 넘어선다. 또래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에도 맞지 않는 ‘못된 짓’은 가족을 지키려는 소아(小兒)의 지극히 당연한 행동의 일착이다. 아이들은 동화책에서 읽은 “계모는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의 어린이 영화를 넘어서는 예리한 불예측성으로 존재한다.

[영화리뷰]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아이들은 맥피와의 생활을 통해 점차 성장해간다. 가족을 먼저 배려하게 되고, 위트를 사용하고,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요구받게 된다. 아이들이 본래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면서 괴팍스럽던 맥피의 몰골은 조금씩 변해간다. 아이들이 “잠자리 들 시간에 자기” “제 때 일어나기” “옷 잘 갈아입기” “말 들어주기” “동화책 읽어주기” 등을 지켜나가자 맥피의 사마귀, 뻐드렁니는 없어진다. 뭉툭한 코는 정상으로 돌아간다. 물론 이 과정에 ‘마법’이라는 판타지가 극에 윤활유를 뿌린다.

가정에 평화가 찾아오면서 맥피는 자신이 떠나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한다. 결국 선택은 아이들의 몫으로 돌린다. 맥피는 스스로 해결해보라고 권유한다. 결국 답은 바로 옆에 있다고 말한다. 소원했던 ‘가족간의 사랑’을 돌릴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와 아이들이다. 맥피는 잊고 있었던 사랑에 불씨를 피우고 다시 떠난다. “날 원하지 않아도 필요로 할 때는 있지만 날 원해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2월 3일 개봉.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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