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안소니 짐머’

- 치명적 유혹, 끝을 알 수 없는 ‘진실 게임’ -

‘안소니 짐머(Anthony Zimmer)’는 이중적인 감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여인와 그런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심리를 쫓아간다. 여자의 유혹은 치명적이며 남자는 그런 여자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던진다. 그리고 모든 것이 정리됐다고 하는 순간, 새로운 음모가 시작되고 반전은 극에 달한다.

[영화리뷰] ‘안소니 짐머’

검은 돈 세탁의 일인자로 경찰의 지명수배 ‘0순위’ 안소니 짐머. 경찰은 그의 정체도 은둔지도 심지어는 얼굴을 본 사람도 목소리를 들은 사람도 모른다. 경찰은 그의 애인 키아라(소피 마르소)를 이용해 생포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짐머는 접선장소인 기차역에 나타나지 않는다. 키아라는 “한 남자를 선택하고 연인으로 위장하라”는 명령을 받고 급하게 기차에 오른다. 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아내와 헤어진 후 여행중인 프랑수아(이반 아탈). 두 사람은 여행을 통해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것을 느끼지만 이내 정체모를 사내들로부터 추적을 받는다.

‘안소니 짐머’는 거듭되는 반전을 통해 ‘진실게임’을 엿보는 스릴러 영화다. 초반 핵심이 되는 짐머의 정체에 대해서는 꽁꽁 숨긴다. 간간히 경찰과 전직 KGB, 그리고 키아라의 대사 중에 언급될 뿐, 마지막까지 드러내지 않는다. 프랑수아는 왜 쫓기는 줄도 모르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더구나 키아라는 비밀에 싸인 여자. 꼬리를 자르고 사라지는 도마뱀처럼 오리무중이다. 매력적인 유혹을 거절하지 못한 대가치고는 프랑수아의 고생은 말이 아니다.

[영화리뷰] ‘안소니 짐머’

비교적 평온하게 진행되던 이야기는 중반을 지나면서 뭔가가 도사리고 있는 음침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더구나 여자의 유혹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다. 비록 로맨스는 성공하지 못했고, 여자는 사라지고 누군가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중독된 사랑’은 모든 의문부호를 삼켜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많은 곳에서 단점을 노출한다. 소피 마르소는 거부할 수 없는 ‘팜므파탈’의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결코 뇌쇄적이지 않다. 오히려 첩보요원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은밀한 속임수로 상대를 속이기 위한 과정도 촘촘하지 못하다. 여기에 혼란스러운 전개, 약한 반전, 그리고 서둘러 결말을 짓기 위한 어설픈 장치들은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5월 11일 개봉.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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