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골반 잘 살피세요

-육안으로 보일땐 전문의 진단-

[건강]비뚤어진 골반 잘 살피세요

대학생 ㄱ양은 얼마 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히 똑바로 선 자세였음에도 불구하고 골반이 삐뚤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삐뚤어진 골반은 육안으로도 확실하게 보일 정도였다. 다음날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 본 결과 골반변위는 물론 척추까지 휘어진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 운동량도 적은 데다가 서 있는 자세, 앉는 자세 등 늘 좋지 않은 자세로 생활한 탓이었다.

# 골반이 짝짝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든 작든 골반이 틀어져 있다. 골반이 완전히 정상인 사람은 1000명 중 1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을 경우 또 누워 있는 자세 역시 골반에 변위를 가져 올 수 있다. 때문에 약간의 골반 변위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자가진단을 통해 삐뚤어진 정도가 확인되고 그로 인해 요통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일단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송기홍 과장은 “골반 변위가 오면서 등뼈까지 비틀어지면 중추신경이 압박되어 근육과 관절, 장기에 이상을 가져온다. 요통이나 어깨 결림을 불러오며 심하면 팔·다리·가슴·어깨는 물론 얼굴까지 비뚤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혈액 순환 장애·신경 전달 체계 이상·호르몬 생산과 전달 이상 등을 불러올 수도 있고, 월경 이상 및 월경통·임신 불능·성기능 장애 등을 가져오기도 한다.

골반이 틀어진 경우 전체적인 몸매 역시 변형을 주게 된다. 특히 상체는 말랐는데 엉덩이 위아래에 유난히 살이 많은 경우라면 골반 이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골반이 휘면 하체비만은 물론 자궁과 난소에 압박을 줘 생리통과 요통 역시 심해진다. 심한 경우에는 팔, 다리, 가슴, 어깨높이, 얼굴까지 비뚤어져 건강은 물론 몸매를 완전히 망치게 되기도 한다.

# 골반이 왜 삐뚤어졌지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는 자세는 가장 먼저 골반을 틀어지게 만든다. 또 삐뚤어진 골반은 허리와 척추까지 변형시켜 요통이 생기고 심할 경우 척추가 휘거나 디스크로 발전하기도 한다. 오른쪽 다리를 왼다리 위로 포개어 앉는 습관이 있다면 왼쪽 골반에 체중이 과하게 실리게 되고 오른쪽 골반 근육들은 과다하게 당겨지게 된다. 이런 자세를 자주 반복하면 허리 근육에 비정상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돼 통증이 생겨나는 것이다.

같은 병원 신경외과 박진수 과장은 “다리를 꼬면 하중이 허리 한쪽으로만 쏠리게 되며 요통이 유발된다. 하중이 한쪽에만 지나치게 가해지면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척추도 함께 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심해질 경우 뒤에서 볼 때 일자로 곧게 있어야 하는 척추가 S자로 휘어지는 후천성 척추측만증이 생길 수도 있다. 또 다리를 꼬면 상반신의 하중이 한쪽으로만 쏠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척추의 뼈마디를 지탱해주는 디스크가 빠져 나오는 추간판탈출증, 일명 허리 디스크가 될 수 있고 퇴행성 척추질환 및 이로 인해 척추 협착증 등의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앉아 있는 자세만큼이나 서 있는 자세 또한 중요하다. 지하철이나 전철에서 서 있을 때면 어느새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장시간 서서 일을 하는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세가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허리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상체가 앞으로 구부정하게 숙여져 척추와 골반에 무리를 주게 된다. 또한 한쪽 다리에 힘을 주고 비스듬히 서 있는 것은 골반을 비뚤어지게 만드는 나쁜 자세이다. 골반이 비뚤어지면 각 내장기관도 제자리에 있지 못해 소화 장애와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서 있을 때는 턱은 당기고 가슴을 내밀며, 배는 집어넣고 허리를 세워야 한다.

각종 카드 등으로 두툼해진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고 의자에 앉으면 지갑이 있는 쪽 골반이 지갑의 두께만큼 앞으로 밀리게 되고 지갑이 엉덩이 아래쪽으로 몰리면서 위쪽 골반이 뒤로 벌어지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골반은 물론 앉는 자세가 함께 삐뚤어지면서 척추 역시 변형이 생기게 된다.

# 어느 쪽으로 틀어졌을까

골반의 변위 여부는 일단 자가진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왼쪽 다리를 구부려 오른쪽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다. 이 상태에서 왼쪽 무릎을 바닥에 대본다. 다리를 바꿔서 반대쪽도 해본다. 무릎이 땅에 잘 닫지 않는 쪽 골반이 어긋난 것이다. 또 평소 습관에 따라서도 골반 변위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가방을 어느 한쪽으로 매야만 편하거나 삐딱하게 앉아야 편한 경우, 구두 뒷굽 닳는 모양이 좌우가 심하게 차이 나는 것 등도 골반이 틀어졌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 삐뚤어진 골반을 제자리로

[건강]비뚤어진 골반 잘 살피세요

골반 변위로 인해 요통이나 체형변화 등이 일어난 경우라면 일단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변위 여부와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골반 변위(뒤틀림)는 약물이나 수술보다 자세교정과 생활요법 등을 통해 고치는 것이 우선되고 있다. 따라서 다리를 꼬고 앉거나 삐딱한게 선 자세, 한쪽에만 힘을 주고 서 있는 자세 등 습관화된 잘못된 자세부터 교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자에 앉아서 일할 때, 걸을 때, 집안일을 할 때 생활 속에서도 아랫배에 힘을 주고 복식호흡을 하면 허리를 곧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직장인들은 의자에 앉아 일하는 중에 아랫배에 힘을 주고 자세를 곧게 한 다음 다리를 수평으로 들어 올려 10초 정도 유지해 주는 운동을 수시로 해주는 것도 좋다. 이때 발목을 돌리거나 발을 앞뒤로 움직여 주면 피로도 풀어주고, 몸도 가벼워진다. 걸을 때도 아랫배에 힘을 주고 다리를 곧게 뻗어 뒤꿈치가 땅에 먼저 닫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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