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코멘트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가스전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굴뚝에서 화염이 솟구치고 옥외 전광판에서는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등장하는 광고가 흘러나온다. 반젤리스의 음악이 깔리는 도입부부터 압도적인 이미지다. 제작된 지 36년이 지난 ‘블레이드 러너’는 확고부동한 걸작의 면모를 여전히 보여준다.

[DVD코멘트]‘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이번에 출시된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은 70대에 이른 노장 리들리 스콧이 그동안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을 직접 고친 판본이다. 열혈 팬들조차 모르고 지나갔을 사소한 실수들을 수정하고 화질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이미 가지고 있더라도 다시 한 번 구매하고픈 유혹을 느끼게 한다.

부가영상으로 영화 제작 전반의 뒷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의 제목 ‘위험한 날들’(Dangerous days)은 ‘블레이드 러너’의 원제였다. 리들리 스콧은 ‘에이리언’을 완성한 직후라 또다른 SF 영화를 감독하기가 부담스러워 애초 연출 제안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욕을 보였던 ‘듄’ 제작 계획이 자꾸만 연기되고 그 사이 형이 갑작스레 사망하자 스콧은 슬픔에 빠진다. 결국 ‘블레이드 러너’의 메가폰을 잡은 그는 영화를 누구도 예상치 못한 어두운 방향으로 이끌고 갔다. 해리슨 포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작업 환경이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영화의 방향에 대한 갈등도 드러난다. 제작자는 영화의 상업성을 높이기 위해 데커드와 레이첼의 베드신을 좀더 강도 높게 찍기를 원했으나 최종적으론 순화된 표현으로 상영됐다. ‘위험한 날들’에서는 원래 찍혔던 수위 높은 베드신도 잠시 볼 수 있다.

2 디스크. 돌비 디지털 5.1 채널, 2.40:1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 지원. 1만4900원.

〈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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