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코멘트

‘박서방’ ‘삼등과장’

대중문화 영역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의 아버지상’을 말할 때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1960년대 초반 일련의 홈드라마에 출연하며 서민들의 애환을 그린 김승호다. 그는 60년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 빠빠’를 비롯해 ‘마부’ ‘서울의 지붕밑’ ‘로맨스 그레이’ 등에 잇달아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50년대 후반 멜로드라마가 여성을 중심에 내세웠던 반면, 김승호가 등장한 홈드라마는 아버지가 중심이 된 영화였다. 김승호는 대개 박봉의 샐러리맨 혹은 일용직 노동자로 등장해 위태로운 가정의 중심을 잡는다. 한국영화연구가 이영일 선생은 “미남도 아니고 젊은 배우도 아닌, 키도 작은 축이고 주름살이 새겨진 김승호”가 “평균적인 한국의 중년 서민형 이미지를 정형화”했다고 분석했다.

[DVD코멘트]‘박서방’ ‘삼등과장’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김승호 주연의 홈 드라마 ‘박서방’ ‘삼등과장’을 DVD로 출시했다. ‘박서방’에서 김승호는 연탄아궁이를 수리하며 남매를 키워온 아버지다. 건달 같은 남자와 만나고 다니는 두 딸은 못마땅하지만, 착실한 아들에는 만족한다. 아들이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과 결혼해 외국으로 떠나려하자 아버지는 반대하지만, 결국 행복을 빌며 떠나보낸다. 꺼려하면서도 결국 자식 세대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련하다. ‘삼등과장’의 김승호는 운수회사 소장이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딸이 보는 앞에서 상사에게 야단을 맞는가하면, 상사의 정부와 관련해 아내에게 오해를 받기도 한다.

부가영상으로 김승호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영화평론가 김종원의 해설, 사진자료 모음 등이 들어있다. 한국영화사 연구자 이길성씨의 해설집도 수록됐다. 각 편 1만2100원.

〈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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