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류현진 ‘황금어깨’들아, 어떤 메달 짊어질래?

김창영기자

‘좌완 삼총사’ 쿠바전서 실력 입증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야구계의 속설이 있다.

공교롭게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야구대표팀 선발 마운드엔 ‘지옥의 전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표팀 24명 가운데 투수진은 10명. 4선발 가운데 송승준(롯데)을 제외한 김광현(SK)-류현진(한화)-봉중근(LG)은 모두 왼손 투수들이다. 여기에 중간계투 권혁(삼성)과 장원삼(우리)까지 가세하면 좌완의 임무는 더욱 막중해진다.

류현진

류현진

대표선발 당시 ‘좌완선발 편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네덜란드, 쿠바와의 평가전을 통해 이 같은 우려는 기우로 판명났다.

오히려 봉중근과 류현진, 김광현으로 이어지는 좌완 3인방은 막강한 위력을 뽐내며 금메달 싸움의 선봉장이 될 ‘지옥의 전사’들로 급부상했다.

6일 쿠바 대표팀과의 두번째 대결에 선발 등판한 봉중근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쿠바 강타자들을 압도했다. 4이닝 동안 안타를 4개 맞았지만 탈삼진을 7개나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과 김광현도 5일 쿠바 대표팀과의 첫번째 평가전에서 나란히 완벽투를 선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류현진은 2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김광현은 2와 3분의 2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쿠바 타선을 봉쇄했다. 좌완 3인방이 쿠바의 강타선을 맞아 8과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 무실점 역투에 12개의 탈삼진을 합작한 것이다.

좌완 릴리프 권혁 역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마무리 후보인 장원삼도 쿠바 1차평가전에서 2점 홈런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투구내용은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봉중근

봉중근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홈런레이스와 평가전을 통해 쿠바 타자들이 좌투수에게 약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쿠바 타자들의 스윙 각도와 스탠스를 보면 몸쪽 빠른 볼과 낙폭이 큰 변화구에는 방망이가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스탠스가 넓은 쿠바 선수들이 왼쪽 팔꿈치(오른손 타자 기준)가 하늘로 들려 나오기 때문에 바깥쪽 빠른 볼과 높은 볼은 쉽게 치는 반면 좌완들의 몸쪽 깊이 파고드는 볼에는 약하다는 것이다.

쿠바전 해설을 맡은 SK 김성근 감독도 “스윙의 각에 문제가 있는 만큼 왼손 투수들이 코너워크에 신경을 쓰면 베이징에서 강타자들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우완의 경우는 네덜란드전 선발 송승준이 제구력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임태훈(두산)은 난타를 당하면서 대표팀에서 도중하차했다.

좌완 3인방을 앞세운 대표팀은 쿠바전 8연패의 사슬에서 벗어나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베이징 필승 전략의 해법까지 찾아냈다.

지옥의 전사들이 제몫을 해준다면 금빛 메달 사냥도 더이상 꿈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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