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저소득층 방과후 대책

정영선 기자

정부, 지역아동센터 150곳 지원중단

협의회 “특성 무시한 일방평가”

경남 양산의 ㅁ지역아동센터는 지난 4월 문을 닫았다. 정부가 2009년 전국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상대평가를 단행하며 ㅁ센터 등 하위 5%에 속하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올 1월부터 석 달간 예산의 30%를 삭감한 뒤 4월부터는 아예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ㅁ센터에서 학교 방과 후에 학습지도를 받거나 또래와 어울리며 저녁식사까지 해결했던 13명의 초등학생 아이들은 할 수 없이 집으로 흩어져야 했다. 이들 중 일부는 방과후학교를 다니기도 하지만 오후 5시 이후에는 다들 빈집에 돌아와 외롭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 처지다.

거꾸로 가는 저소득층 방과후 대책

경남 진주의 ㅈ지역아동센터도 지난달 폐쇄되면서 20명이 넘는 초등학생 아동 중 집안 사정이 매우 좋지 않은 7명만 인근 센터로 옮기고 나머지는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정부가 일정한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충족하지 못하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예산 지원을 중단하면서 일부 저소득층 아이들이 방과 후에 갈 곳을 잃게 됐다. 해당 지역센터는 지역 여건이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이다.

상대평가로 진행된 경쟁의 피해가 아이들에게 옮겨진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전국 3500여개 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적정 서비스의 담보를 취지로 평가, 하위 5%에 해당하는 150여개의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했다. 중단된 지원액은 지역센터별로 월평균 320여만원 규모였다.

현재 서울 2곳, 경남 2곳(1곳 예정) 등이 폐쇄됐다. 전국 30여개 센터는 일시적으로 문을 닫고 20여개 센터는 아동 수를 줄이고 있다. 인근 센터가 아이들을 받아줄 여력이 없을 경우 기존 센터에서 보호하지 못하는 상당수 아이들은 방과 후에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상태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는 23일 오후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2500여명이 참석한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해 현장 사정도 잘 모르는 일부 조사위원들이 준비기간도 없이 지역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상대평가를 하더니 일방적으로 지원을 끊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보건복지부를 찾아 “당초 약속했던 운영비 460여만원 상향 지원은 이뤄지지 않은 채 정부가 올해도 자의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1800여개 지역아동센터는 평가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