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직 사퇴… 사실상 박근혜 체제로

이용욱·박영환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57)가 9일 당 혼선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박근혜 전 대표(59·사진)가 당 쇄신을 주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여 여권은 사실상 ‘박근혜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홍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따른 돌발적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이후 ‘디도스 사건’ 등 당을 혼돈으로 몰고 가는 악재가 연달아 터졌는데 이는 모두 내 부덕의 소치”라면서 “당원 여러분의 뜻을 끝까지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보좌진이 사진 촬영을 막는 사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보좌진이 사진 촬영을 막는 사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홍 대표는 이어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하고 내부 정리를 한 후에 사퇴하고자 했던 내 뜻도 기득권 지키기로 매도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대표직을 사퇴했다.

한나라당은 황우여 원내대표(64)가 대표권한 직무대행을 맡아 당분간 수습할 것으로 보인다. 황 원내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권한대행 체제보다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것”이라며 “얼른 박(근혜 전) 대표가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넘겨드려야지”라고 말했다.

당은 사실상 ‘박근혜 체제’로 전환됐다. 박 전 대표는 쇄신파 및 친박 의원, 중진 의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현재 체제로는 힘들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 사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직접 당을 챙기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박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등의 수장이 되면 당을 수습하고 총선체제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이나 내달 초쯤 비대위 등 비상기구의 윤곽이 드러날 때 박 전 대표의 등판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청와대와의 차별화 목소리가 커지고 당·청관계도 기로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표는 쇄신파의 대통령 사과 요구를 놓고도 “귀담아들을 만한 얘기”라고 밝힌 바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이 대통령과의) 합의이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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