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 조세회피처 투자 상위국에 케이만군도, 버뮤다 올라

김희연 기자

지난 5년간 대기업들이 조세회피처에 13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대상 상위액 국가에는 케이만군도, 버뮤다 등이 포함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종학 의원(민주당)은 21일 국세청 국정감사 자료에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대기업의 조세회피처 투자금액이 13조8791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중 재벌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총 투자액은 9조8340억원이었다. 2012년은 2조3532억원으로 2007년(6512억원)에 비해 261% 급증했다. 재벌기업과 대기업·중소기업·개인을 포함한 전체 투자액은 18조264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벌기업의 투자 비중은 전체 중 54.5%였다.

200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재벌기업들의 조세회피처 투자액 상위 10개국을 살펴보면 말레이시아가 2조4625억원으로 1위였다. 싱가포르(2조2936억원)와 필리핀(1조6330원)이 2·3위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케이만군도(1조1216억원)와 버뮤다(3641억원) 등 한국과 무역규모가 적고 별 연관성이 없는 국가들이 4·5위로 상위권에 올랐다는 점이다. 벨기에(3609억원), 룩셈부르크(3547억원), 바베이도스(3200억원), 칠레(2345억원), 마샬군도(2232억원) 등도 차례로 10위 안에 들었다.

특히 케이만군도는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효성그룹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이기도 하다. 올해 9월까지 지난 6년간 케이만군도에는 25조6916억원이 송금됐는데 이중 투자로 확인된 금액은 2조447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의 경우 내국인의 자회사 또는 내국인이 사실상 경영권을 지배하고 있는 법인이 조세회피처로 의심되는 국가(경과세국)에서 올린 유보소득은 법인이 신고한 것만 3197억원에 달했다. 이 중 재벌기업의 유보소득은 전체 중 92.7%(2963억원)를 차지했다.

홍 의원은 “국세청이 조세회피처에 한국 기업들이 쌓아놓은 유보소득을 파악한 실적은 매무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조세회피처 등 해외로 국부가 유출되고 세금이 탈루되는 것은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매우 치명적인 일로, 해외 세금 탈루 혐의에 대해서는 영구히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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