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일본 국회 앞에서 시위

도쿄|윤희일 특파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한국 등 8개 나라의 위안부 관련 활동가들은 2일 낮 12시30분 도쿄(東京)의 일본 국회 중의원 제2의원회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위에서 “아베 정권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하는가 하면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 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 공격하는 등 국가의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세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도쿄에서 열리는 ‘제12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참가 중이다.

2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도 지요다(千代田)구 중의원 제2회관 앞에서 ‘제12회 일본군위안부 문제아시아연대회의’ 소속 참가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사과·배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

2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도 지요다(千代田)구 중의원 제2회관 앞에서 ‘제12회 일본군위안부 문제아시아연대회의’ 소속 참가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사과·배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

시위 후 이어진 피해자 증언 순서에서 필리핀 출신 에스텔리타 바스바뇨 디(84)는 “일본군이 자신의 머리채와 팔을 붙잡아 트럭에 태우고 갔다”며 “차 안에는 이미 여러명의 여성이 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여러 명의 병사에게 ‘강간당하는’ 상황을 반복해 겪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강제 연행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 “내가 바로 증거”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출신 스리 수칸티는 9살 때 일본군에게 끌려간 경험을 이야기하려했지만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자리를 함께 한 활동가는 일본군이 그를 인형 다루듯 했고 끔찍한 일을 겪은 뒤 아기도 낳지 못하게 됐다는 수칸티의 말을 대신 전했다.

한국인 이용수씨(86)는 밤중에 집으로 찾아온 일본군에게 끌려간 경위와 일본군 방에 들어가기를 거부했다가 전기고문을 비롯한 각종 고초를 겪은 사실을 증언했다. 이씨는 “일본이 찾아와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중의원 회관에는 한국,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등 17개국 외교관이 나와 피해자의 증언을 들었다.

연대회의는 일본 정부에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일본 정부 및 일본군의 개입을 인정하고 배상과 사죄 등 조치를 조속히 취하라는 내용의 제언을 내놨다.

또 1993년 고노담화 발표 후 발견된 일본군 위안부 관련 공문서 등 자료 529점을 일본 정부에 제출하고 ‘정부가 발견한 자료 가운데 군이나 관헌에 의한 강제 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기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정부 답변의 철회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번 연대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대만·동티모르·인도네시아·필리핀·중국·네덜란드·일본 등 8개 나라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및 위안부 피해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아시아연대회의는 1992년 8월 서울에서 첫 걸음을 뗀 이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 동안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문제, 법적배상문제, 책임자처벌요구, 역사왜곡·군국주의 대응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해 왔다.

연대회의는 3일부터 4일까지 일본 도쿄지역 와세다대학·조치대학 등 7개 대학을 돌며 일본군 위안부 증언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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