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핀투세비치 女100m 깜짝 우승

여왕에겐 불의의 일격이었지만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는 노장으로선 4년만의 한풀이었다.

자나 핀투세비치(29·우크라이나)가 단거리의 여왕 매리언 존스(미국)의 세계선수권 여자 100m 3연패를 저지하는 최대의 이변을 연출했다.

핀투세비치는 7일 캐나다 에드먼턴 커먼웰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82로 결승선을 통과, 존스(10초85)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존스는 1997 시즌 마지막 레이스에서 멀린 오티(자메이카)에게 패한 이후 4년만에 2위를 차지하며 42연승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으로서도 93년 게일 디버스 이후 이어온 여자 100m 우승의 전통이 무너졌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결과였다. 전날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결승에선 깜짝 놀랄 만한 기록을 선보이겠다”고 은근히 자신의 최고기록(10초65)을 넘어, 그리피스 조이너(미국)의 13년 묵은 세계기록(10초49) 경신을 암시한 절대강자 존스. 그러나 97년 아테네 세계선수권 200m 챔피언 핀투세비치는 준결승 1조에서 10초94로 존스(10초95)를 2위로 밀어내 파란을 예고했다.

결승전은 일찌감치 출발에서 갈렸다. 핀투세비치는 반응시간 0.123초로 출발부터 존스(0.146)를 앞섰다. 0.023초차. 최종 0.03초차였던 것을 생각하면 존스는 출발부터 벌어진 불과 30㎝ 정도의 거리를 조금도 좁히지 못하고 만 셈이다.

92년 유럽실내선수권 60m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핀투세비치는 유럽에선 정상권 단거리 선수로 군림해왔지만 세계무대에선 번번이 미국 선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97년 세계선수권은 핀투세비치에겐 영광과 아쉬움이 교차했던 무대였다. 당시 200m에서의 깜짝 우승으로 단숨에 신데렐라로 떠올랐지만 100m에선 자신의 최고기록(10초85)을 세우고도 사진 판독까지 가는 난산끝에 존스에게 0.02초차로 아쉽게 패했었다. 이후 내리막을 걸은 핀투세비치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선 두 종목 모두 5위에 그쳐 올시즌 은퇴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한편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선 1인자 스테이시 드래길라(미국)가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러시아)와 똑같이 4m75를 넘었으나 시기차에서 앞서 2연패에 성공했다. 세계기록(43초18) 보유자 마이클 존슨(미국)의 은퇴로 무주공산이 된 남자 400m에선 아바드 몬쿠르(바하마)가 44초64로 우승했다.

〈김광호기자 lubof@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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