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알면서도 안고치는‘연예프로’

-TV3사 ‘당연한’ 시청률하락-

‘왜 아침 저녁으로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들어줘야 하나’

지난 13일 KBS 2TV ‘연예가중계’는 탤런트 김호진·김지호 부부의 제주도 광고 화보 촬영 현장을 방영했다. “최근 결혼한 이들 부부가 제2의 신혼여행을 떠난 기분을 만끽했다”는 리포터의 설명이 덧붙었다. 그러나 ‘연예가중계’는 바로 한주 전인 지난 6일에도 이들 부부의 근황을 소개했다. 한 프로그램에서 연속 2주 동안 특정 연예인 부부의 근황이 전파를 탄 셈이다.

MBC ‘섹션TV 연예통신’(수), SBS ‘한밤의 TV연예’(목), KBS 2TV ‘연예가중계’(토) 등 기존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높다. 여기에 SBS는 지난해 12월 ‘류시원 황현정의 NOW’를 신설, 별다른 차별성 없이 연예프로의 물량공세를 강화했다. 이들 프로그램 말고도 KBS 2TV ‘행복채널’과 MBC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SBS ‘토요스타클럽’ 등 아침 프로까지 연예프로그램으로 변했다. 화면구성이나 내용면에서 대동소이한 것들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의 드라마전문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바로 다음날 재방송된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정보’가 실종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나 확인되지 않은 스캔들 등으로 방송시간의 절반 이상을 때우는 식이다. 나머지는 자사의 간판 연기자나 아나운서, 프로그램들로 메운다. 그나마 방송사간 차별성을 이루는 부분이다.

이달 들어서는 ‘뺑소니 사건에 연루됐다’는 탤런트 이승연·이윤성, 연예인들의 불법 성형수술 등이 경쟁적으로 방영됐다.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소개한 가수 겸 탤런트 장나라의 근황은 서로 자료화면을 제공해가며 방송하는 ‘동지애’(?)를 발휘하기도 했다.

한때 시청률에 있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이들 프로그램은 최근 들어 평균 5~10% 안팎의 시청률 하락에 직면했다. ‘그 나물에 그 밥’인 프로그램 내용에 시청자들도 하나 둘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제작진마저 이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점에 있다. 한 방송사의 연예정보 프로 담당PD는 “이런 것들이 어제 오늘의 문제냐”며 “더는 할 얘기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면서 입을 닫았다. 방송 제작진이 의식하는 시청자 수준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허유신기자 whyn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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