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직접 홍준표 지사 설득 나서야”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하는 촛불이 진주에 이어 서울 광화문에서도 점화됐다.
진주의료원 직원과 시민들은 16일 오후 7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58)가 폐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진주의료원 사태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을 요구했다.
촛불을 든 참가자들은 “돈보다 생명이다.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촛불문화제에는 진주의료원 노조원과 시민 등 300여명이 모였으며 김용익·남윤인순·진성준·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과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 등도 참가했다.
보건복지부 앞에서 7일째 단식농성 중인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진주의료원이 적자를 이유로 문을 닫는다면 다른 지방의료원 모두가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경남도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용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 지부장과 강수동 민주노총 경남본부 진주지부장은 이날 오후 5시40분쯤 경남도청 신관 옥상에 있는 20m 높이의 통신탑에 올라갔다. 박 지부장은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휴·폐업을 철회하겠다고 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통신탑에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 철회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도청 청원경찰들이 걷어냈다.
진주의료원은 직원 189명 가운데 명예퇴직 27명, 조기퇴직 38명 등 65명이 퇴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낮 청와대 근처에 있는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이 홍준표 경남지사를 직접 설득해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박 대통령이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경남도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들었다”면서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3차례 설문조사에서 폐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65∼77%로 나왔다”고 밝혔다. 노조는 “직원의 3분의 1이 자발적 구조조정 입장을 밝혔으니 이제는 정상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도의회 야권 의원 모임인 민주개혁연대는 지난달 11일 진주의료원이 휴업을 결의한 ‘제180차 임시(서면)이사회 부의안’ 의결서를 공개하면서 서면이사회 자체가 무효라고 밝혔다. 여영국 진보신당 의원 등 2명은 이날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과 윤성혜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을 직무유기로 창원지검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