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의 광속구, 곰들은 쳐다만봤다

이용균 기자

‘160㎞’ 8이닝 10K 완벽투… 박용택 4타수 4안타

리즈의 손에서 공이 떠날 때마다 번갯불이 번쩍이는 듯했다. 최고구속 160㎞의 ‘광속구’가 잠실구장 마운드를 갈랐고,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프로야구 LG가 17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무시무시한 8이닝 1안타 10삼진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1번 박용택은 4타수 4안타로 펄펄 날았다. 시리즈는 1승1패가 됐다. ‘잠실시리즈’ 관례에 따라 이날은 승리한 LG 선수들이 유유히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3루 쪽 자신의 라커룸으로 돌아갔고 두산 선수들은 복도를 통해 1루 쪽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 리즈의 환상투

리즈는 1번 이종욱에 이어 2번 정수빈을 159㎞ 광속구로 삼진 처리했다. 리즈는 5회 홍성흔에게 내야 안타를 1개 내줬을 뿐, 8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내야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면 리즈는 포스트시즌 사상 2번째 ‘노히트 노런’을 달성할 뻔했다. 리즈는 “오직 이기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힘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완봉승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9회에는 마무리 봉중근이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리즈의 투구를 지켜본 삼성의 전력분석원은 “평소 100개를 던지면 3~4차례 정도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날은 5회 한 번 정도밖에 없었다”며 “정규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투수였다”고 말했다. LG 김기태 감독은 “100점을 주고 싶지만 퍼펙트 게임을 못했으니까 리즈의 점수는 90점”이라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프로야구 LG 선발투수 리즈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 5회초 1사 1·2루에서 양의지를 병살타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선발투수 리즈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 5회초 1사 1·2루에서 양의지를 병살타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 적극적인 번트

전날 LG는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 득점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선발투수의 무게에서 앞서는 만큼 초반부터 한 점을 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번트를 위해 2번에 작전수행 능력이 좋은 김용의를 투입했다. 1회 선두타자 박용택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주저없이 김용의가 번트를 댔다. 결승점도 번트에서 나왔다. 2회 볼넷 2개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와 희생뜬공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잦은 번트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이날 LG는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기록인 희생번트 5개를 댔는데 그중 점수로 연결된 것은 2회 1개뿐이었다.

■ 수비의 두산

리즈의 광속구, 곰들은 쳐다만봤다

두산의 타선은 리즈의 호투에 꼼짝 못했지만 두산의 내·외야 수비진은 철옹성 같은 견고함을 자랑했다. 이날 10안타에 4사구 6개를 내주고도 2실점으로 막은 것은 수비의 힘 덕분이었다. 4회 1사 2·3루, 6회 1사 3루 위기에서 내야수의 전진 수비로 3루주자를 모두 홈에서 잡아냈고, 8회 1사 3루에서는 포수 최재훈이 3루주자 손주인을 포수 견제구로 잡았다.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김용의의 우전 안타 때 우익수 정수빈이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또다시 2루주자 박용택을 홈에서 잡았다. 이날 두산이 홈에서 잡아낸 주자만 3명이었다.

3차전은 19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3~4차전은 두산의 홈경기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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