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사본’도 주지 말아야… 대출 사기에 악용

홍재원 기자

‘절차 간단’ 휴대폰 인증대출 피해 속출 주의보 발령

대출을 받도록 해주겠다며 신분증 사본과 계좌번호만 넘겨달라는 전화를 받으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신분증 사본만 건네면 안전할 것’이라고 방심했다간 나중에 난데없는 대출금 상환 독촉을 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21일 “대출을 해준다고 속이고 신분증 사본을 받아 이를 금융사기에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소해보이는 몇 가지 정보로도 금융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적발된 사기범은 “대출에 필요한 거래 실적을 쌓아주겠다”고 현혹해 피해자에게서 신분증 사본과 계좌번호를 받아냈다. 사기범이 주목한 것은 이른바 ‘단박 대출’ 등으로 불리는 휴대전화 인증대출이다. 휴대전화 인증대출은 휴대전화, 신분증, 예금계좌 3개의 인증만으로 대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부 대부업체가 휴대전화 등으로 간단한 본인확인 절차만 거치면 대출을 해주는 상품을 출시한 점을 노렸다.

‘신분증 사본’도 주지 말아야… 대출 사기에 악용

사기범은 먼저 신분증 사본을 활용해 피해자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이 대출서비스를 신청했다. 대부업체는 신분증과 본인(피해자) 명의의 계좌만 확인하면 대출금을 넣어주기 때문에 손쉽게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은 뒤 가로챌 수 있었다. 금감원 적발 사례에서 피해액은 100만원이었다.

휴대전화 판매점 운영자가 고객정보를 몰래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한 판매점 운영자가 고객정보를 활용해 10차례에 걸쳐 총 3000만원의 대출을 받아 가로챈 사실을 최근 적발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이나 거래실적 등을 핑계로 신분증이나 예금통장, 현금카드 등을 요구할 경우 응해서는 안된다”며 “거액의 대출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포폰’ 개통에 따른 통신료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제공한 계좌가 다른 범죄의 ‘대포통장’ 등으로 활용되면 명의자 또한 처벌을 받는다.

만약 휴대전화 인증대출 피해를 입으면 경찰에 즉시 신고한 뒤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명의도용으로 통신료 폭탄을 맞으면 통신민원조정센터에 심의·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명의도용이 의심되면 엠세이퍼(www.msafer.or.kr)에 가입해 본인 명의의 통신서비스 가입 내용을 확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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