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인문학자’ 최준영씨 10대 그룹 촌철살인 한줄평 화제

구교형 기자

한진, 기내식은 1류·인권의식은 3류

한화, 독수리처럼 날아 조폭처럼 때린다

삼성, 지향은 1류·현실은 2류·노동은 3류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씨(49·사진)가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재계 10대 그룹 한줄평이 화제다. 현대차는 “세계 최강 아마추어”, 한화는 “독수리처럼 날아 조폭처럼 때린다”, 한진은 “기내식은 1류, 인권의식은 3류”라고 촌평했다. 재벌기업의 ‘폐부(肺腑)’를 찌른 이 글은 최씨의 페이스북 친구들을 통해 인터넷상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대권주자 22인에 대한 ‘촌철살인’ 한줄평으로 유명해진 최씨는 최근 한전 부지를 고가 매입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비판을 받은 현대자동차를 중국의 프로 바둑기사 구리에 빗대 “세계 최강 아마추어”라고 평가했다. 구리가 한국 기사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시종일관 앞서다가 매번 ‘끝내기 악수’를 둬 패배하는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거리 인문학자’ 최준영씨 10대 그룹 촌철살인 한줄평 화제

‘땅콩 회항’ 논란을 일으킨 한진은 “기내식은 1류, 인권의식은 3류”, 장·차남이 수장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롯데는 “후계구도 앞날은 오리무중, 제2롯데월드 앞길은 씽크홀”이라고 썼다.

최씨는 한화에 대해 “보험회사·방산업체 등을 인수할 때마다 생기는 ‘승자의 저주’를 오너가 ‘별 하나’(전과)를 더 다는 것으로 해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7년 4월 벌어진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을 염두에 둔 듯 “독수리(야구팀 한화 이글스)처럼 날아 조폭처럼 때린다”고도 했다.

삼성은 “지향은 1류, 현실은 2류, 노동·인권의식은 3류인 기업”이라고 썼다. 1995년 이건희 회장이 “정치는 4류, 관료·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했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른 ‘베이징 발언’을 패러디한 것이다.

‘범LG가(家)’는 혹평했다. LG는 “삼성을 이길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췄으나, 딱 하나 ‘이건희’만 없었던 샌님 기업”, GS는 “구씨 집안과 ‘화학적 결합’에 실패한 뒤 ‘화학’ 차지하고 몸사리는 기업”이라고 했다.

최씨는 “80년대만 해도 TV하면 금성이었고,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 카피처럼 기술력·신뢰도 모든 면에서 삼성을 앞질렀다”면서 “2세 경영부터 뒤처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마인드는 공기업, 실제는 외국 기업”, KT는 “권력 주변 부나방들 통통하게 살찌워주는 기업”, SK는 “ ‘황금알 낳는 거위’(이동통신)와 ‘자신보다 덩치 큰 공기업’(유공)을 집어삼킨 기업”이라고 촌평했다.

최씨는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유쾌한 420자 인문학>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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