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이 찍은 오늘

8월12일 ‘독립투사 앞에 무릎 꿇은 일본 전 총리’

■ 오늘도 열린 수요집회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집회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제1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기념행사를 겸해 열리면서 이날 집회에는 평소보다 많은 시민 10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수요집회로는 1087번째 행사입니다. 보시다시피 어린 학생들도 많이 보입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누구보다 학생들을 반기셨다고 하네요.

■ 일본 전 총리도 무릎을 꿇고

정지윤기자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열린 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했습니다. 사진은 하토야마 전 총리가 독립운동가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기도를 하는 모습입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울시·경기도,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여는 ‘2015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는 유관순 열사가 수감됐던 여옥사 8호 감방을 시작으로 과거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이 투옥돼 고문을 당한 흔적을 돌아 봤습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전후 70주년의 해를 맞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14일 담화를 내놓는다고 들었다. 발표가 된다면 당연히 일본이 과거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기에는 한국의 식민지 통치, 중국 침략 등이 역사적 사실로써 담겨야 하고 당연히 반성과 사죄의 마음이 담겨야 한다”며 “그런 내용이 아베 총리의 진심으로부터 나오길 저 또한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일본연구센터도 문을 열었지만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70주년 광복절을 겨냥한 것일까요. 12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는 ‘일본연구센터’ 현판식도 열렸습니다. 현판식에는 윤병세 외교부장관(사진 가운데), 나경원 국회 외통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벳쇼 코로 주한 일본대사(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참석했습니다. 윤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아베담화)에 대해 “종전 70주년이자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역사적 시점에서 향후 양국관계 개선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벳쇼 대사는 아베 담화와 관련한 한일 외교당국간 협의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항상 외교적 접촉을 갖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했습니다. 또 “우리가 서로 잘 안다고 생각하더라도 더 잘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개소를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연구센터는 한일관계 및 중장기 대일외교정책 연구, 국내외 일본연구기관과의 네트워크 강화, 일본과 관련된 공공외교 활동 등을 수행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일외교를 지원한다고 하네요.

■ 지금도 계속되는 비극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그러나 여전히 일본과 관계 개선을 위한 길은 멀어보입니다. 이를 상징하듯 수요집회에서 또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날 수요집회 도중 인근 건물 화단에서 최모씨(81)가 갑자기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이 달려들어 물과 플래카드, 소화기 등으로 불을 껐지만 최씨는 얼굴과 가슴, 팔다리에 3도 화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최씨는 성명서와 함께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대한민국 재단에 불타는 마음을 바치고 나라 살리는 길을 걸어가기로 결심했으니 뜻을 이해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씨는 광주지역 민간단체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후원회원으로 활동해왔으며,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재판이 있을 때마다 법정에서 재판을 지켜보고 할머니들을 격려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최씨의 아버지는 일제시대인 1932년 6월 ‘영암 영보 농민 독립만세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는 등 항일독립운동을 했지만,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지는 않았다고 최씨가 활동했던 시민모임 측이 설명했습니다.

■ 위안부 할머니들 가슴에 봄을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12일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돌아가신 종군위안부 할머니 세분의 사진과 생전의 말이 담긴 조형물에 위로와 응원을 글을 붙이고 있습니다. 3일 뒤면 70주년 광복절입니다. 위안부 할머니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 모두의 가슴에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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